현대차-KB카드, 수수료율 협상 결렬

11월10일까지 가맹점 계약기간 한시적 연장

2015-10-31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카드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31일 자동차업계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가맹점 계약 만료를 하루 앞둔 이날까지 협상을 벌였으나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다음 달 10일까지 가맹점 계약기간을 한시적으로 연장해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당초 예정대로 계약기간이 11월 1일로 종료될 경우 소비자들이 당장 KB카드로 현대차를 구매할 수 없게 되자 계약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KB국민카드에 현재 1.85%인 가맹점 수수료율을 0.7%로 낮추지 않으면 가맹점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KB국민카드는 수수료율을 1.75% 이하로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통보했고, 현대차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계약을 일시적으로 연장하기로 했다”면서 “연장 기간에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를 살 때 소비자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면, 결제액을 할부금융사가 대신 갚아주고 고객은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금을 내는 상품이다.
 
카드사들은 자동차업체로부터 받은 수수료 중 일부를 카드 사용 고객들에게 포인트 적립과 캐시백 등의 명목으로 돌려주고, 나머지는 할부금융사와 나눠갖고 있다.
 
현대차는 그러나 카드 복합할부가 자금 공여 기간이 단 하루에 불과하고 대손 비용도 들지 않는 등 카드사의 원가가 일반 카드 거래보다 더 적게 드는데도 카드사들이 높은 수수료를 챙겨 자동차업계의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복합할부로 업계가 추가로 지출한 비용은 872억원에 달한다.
 
현대차와 KB카드와의 협상이 주목되는 것은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도 현대차와의 가맹점 계약이 각각 내년 2월과 3월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다른 카드사와의 가맹점 재계약도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KB국민카드의 현대차에 대한 가맹점 매출은 4000억원 가량이며 이 가운데 복합할부에 의한 매출은 720억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