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소리 들리는 한국경제

[특별기획]①'빨간불' 켜진 실물경제 지표

2015-11-02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기업 매출액 금융위기 이후 첫 감소...가계부채도 확장일로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실물 경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각종 경제 지표들은 빨간불이 들어왔고 향후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도 한국 경제를 부양한 수출마저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양적완화를 공식적으로 종료한데 반해 일본은 추가적으로 막대한 돈을 시장에 푸는 것도 국내 경제에 부담이다.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거시건전성 여건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주력 산업 업황이 둔화돼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과 성장성 부진이 두드러졌다.이런 상황은 각종 경제 지표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0.7% 감소했다. 기업들의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0.4%포인트 하락했다. 역시 2009년에 비해 낮은 수준의 수익성이다.상반기 부진한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대비 0.9% 감소했다. 8월에 직전월보다 0.7% 감소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줄었다.전달 대비 전산업생산 증가폭은 5월 -1.0%, 6월 2.3%, 7월 0.3%, 8월 -0.7% 등으로 나타나다 9월 들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제조업의 재고율은 123.8%로 전월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경기 국면의 변환을 판단할 수 있는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는 출하 증가 폭(0.9%→0.4%)과 재고 증가 폭(7.7%→3.6%) 모두 축소됐다.향후 전망 역시 비관적이다.제조업 체감 경기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악화됐다. 10월 제조업의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72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BSI가 100이하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가계 역시 불경기에 소비 심리가 움츠러들었다.

지갑을 닫고 있다. 10월 CCSI(소비자심리지수)는 105로 세월호 참사로 경기가 얼어붙었던 지난 5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가계의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현재생활형편CSI 역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91을 기록했고, 가계수입전망CSI와 소비지출전망CSI 모두 전월보다 하락했다.
반면 가계부채는 확장일로다.


최 부총리가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완화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0.5% 포인트를 인하해 2.0%로 운영하면서 대출받을 수 있는 환경이 좋아졌다. 가계부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이달 들어 대규모로 늘었다. 주담대를 가장 많이 취급하는 국민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28일 기준 84조6296억원으로 9월 말보다 8365억원 늘었다. 9월(6232억원)보다 증가폭이 34%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