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갈아입는’ 유통업계, 혁신바람 분다

슬로건·BI·주력 브랜드 교체 등 글로벌 공략 박차

2015-11-03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롯데백화점·제일모직 등 유통업계가 주력브랜드 교체와 새로운 슬로건 발표 등‘옷 갈아입기’가 한창이다. 이들은 기존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혁신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업계의 선두주자인 제일모직은 최근 서울 수송동 본사 간판의 이미지를 ‘빈폴’에서 ‘8세컨즈’로 교체했다.제일모직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이 자리는 지난 10여년 간 빈폴 또는 갤럭시의 브랜드 이미지가 걸려 있던 곳이다.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가 트래디셔널 캐주얼을 제치고 캐주얼 패션의 주류로 자리 잡은 것을 상징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빈폴은 2000년대 폴로와 함께 트래디셔널 캐주얼의 양대 축을 이룬 브랜드로써 빈폴이 8세컨즈에게 자리를 내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계 업계의 중론.실제로 SPA 브랜드는 최근 수년간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에서 SPA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8%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8.5%로 급증했다.제일모직은 8세컨즈를 내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물론, 세계 시장 진출을 모색할 방침이다.이를 위해 최근 8세컨즈의 BI(Brand Identity)를‘8SECONDS’에서 ‘8SECONDS’·‘8세컨즈’·‘8秒’로 확장·개편했으며, 본사 사옥 앞 간판 이미지에도 새로 개편한 BI를 적용했다.국내에 진입해 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롯데백화점은 오는 15일 창립 35주년을 앞두고 ‘러블리 라이프(Lovely Life)’라는 새로운 고객 대상 슬로건을 내놨다. ‘사랑’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구체화하기 위해서다.특히 이번 슬로건 도입은 지난 4월 취임한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의 제안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이 대표가 추구할 경영 지향점이 새 슬로건에 반영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이번 고객 대상 슬로건 도입은 1979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고객의 삶에 행복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풍요로움과 사랑의 가치를 더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 슬로건에 맞춰 모든 경영활동을 진행해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매장 연출에서 마케팅 행사, 사회공헌활동까지 모두 같은 테마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지난 5월 대상은 청정원 브랜드의 BI를 18년 만에 변경한 바 있다. 대상은 BI 교체를 계기로 청정원의 ‘식품 전문’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업계 선두 브랜드 자리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대상은 BI 리뉴얼 시기에 맞춰 장류, 소스류, 양념장 등 청정원 브랜드 전 제품군의 패키지 디자인도 전면 개편했다.업계 관계자는 “저성장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혁신을 꾀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영활동이 활발한 편”이라며“이들의 공통된 경영 지향점은 결국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혁신전략이 담겼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