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 KB, LIG손보 인수·카드수수료 등 난제 ‘산적’

LIG손보 인수 지연에 30억원 손실 우려

2015-11-04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KB금융그룹이 이달 말 윤종규 회장 취임을 앞둔 가운데 시급한 과제가 산적한 만큼 당분간 잡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역점 사업인 LIG손해보험 인수가 늦어지면서 최소 30억원의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진데다가 국민은행 노동조합의 금전보상 요구, 은행 주전산기 교체의 거듭된 유찰, 카드 수수료 협상 난항 등 다른 숙제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LIG손보 인수 계약에 근거해 거래 종료 예정일인 지난달 27일 이후 하루 1억1000만원씩 현재 대주주인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에 계약실행 지연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지연 이자 발생은 거래 종료의 필수 요건인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위 정례회의는 이달 12일과 26일 열리지만, 당장 12일 회의에서 LIG손보 인수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우세하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가 KB금융 사외이사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사외이사들은 금융위의 압박에 반발하는 만큼 ‘KB금융 경영 안정’을 전제로 삼은 LIG손보 인수 승인이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26일 인수 승인을 받고 곧바로 거래 종료 절차를 밟아도 KB금융은 구 회장 일가에 30억원 넘게 지급해야 한다.국민은행 노조의 거센 요구도 내정자 신분인 윤 회장이 풀어야 할 난제다.노조는 지난달 30~31일 국민은행 행장 집무실 복도를 점거해 ‘특별수당 지급’을 주장하면서 실력 행사에 들어갔다. 올해 초 국민카드 정보유출 사건으로 직원들이 겪은 야근과 휴일근무 등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노조는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연말 임금단체협상과 연계해 투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어서 국민은행장을 겸임키로 한 윤 내정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KB 사태’를 불러온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사업도 이렇다 할 진척을 보지 못하는 상태다.국민은행이 지난달 31일 마감한 주전산기 교체사업 재입찰은 유닉스 시스템 관련 업체들이 불참하고 국민은행의 기존 메인프레임 체제를 운영해 온 한국IBM만 참여했다. 이는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은 것이어서 유찰됐다.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5월 유닉스 기종에 한정해 주전산기 교체 입찰을 진행했을 때도 SK C&C만 참여했다가 KB 사태의 여파로 사업자 선정 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국민은행은 전날 주 전산기기 교체를 위한 입찰을 재공고했지만 이번에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 주력 계열사인 국민카드의 가맹점수수료 협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복합할부금융(자동차 구입 대금을 신용카드로 내면 할부금융사가 카드사에 결제대금을 갚아주고 고객은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금을 내는 상품) 가맹점 수수료를 놓고 국민카드와 현대자동차의 수수료율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수수료율의 대폭 인하를 요구하는 현대차와 관련법상 대폭 인하가 어렵다는 국민카드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가맹점 계약은 지난 1일 종료됐으며, 추가 협상을 위해 오는 10일까지 한시로 계약이 연장됐다.국민카드 관계자는 “현대차에 대한 가맹점 매출은 약 4만명에 4000억원으로 전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이번 협상은 향후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 다른 카드사를 대표하는 성격이 짙어 쉽게 풀리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KB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내분 사태 등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그룹 내부의 여러 현안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것 같다”며 “윤 내정자를 중심으로 임직원들의 지혜와 힘을 모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