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인수전, 국내자본 vs. 외국자본...최후의 승자는
교보·한투 컨소시엄에 중국안방보험 도전장
2014-11-04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우리은행 인수전이 국내자본과 외국자본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교보생명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컨소시엄이 우리은행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안방보험그룹이 인수전 참여 의사를 타진했기 때문이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자금위원회가 우리은행의 경영권 지분과 소수지분에 대한 입찰 마감 시한을 이달 28일로 결정한 가운데 국내 금융사 중 지금까지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교보생명이 유일하다.당초 정부는 우리은행 지분 30%를 통째로 사겠다는 곳이 두 곳 이상 나타나 유효경쟁이 성사돼야 우리은행의 지배적 주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때문에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입찰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아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이 무산된다.그러나 최근 안방보험그룹 등 중국계 인수 후보가 우리은행의 경영권 지분인수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우리은행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안방보험그룹은 재산보험, 생명보험, 자산관리 등의 회사를 거느린 거대 금융그룹으로 덩샤오핑의 손녀사위로 더 유명한 우샤오후이가 회장을 맡고 있다. 중국 전역에 3000여 개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고, 고객수는 2000여만명, 자산규모는 7000억위안(약 121조5200억원)에 달한다. 교보생명의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자금력 측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현재 교보생명의 현금동원력은 1조3000억 가량이다. 반면 우리은행 지분 30% 가치는 시가로 2조7000억원 안팎이며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경우 3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때문에 교보생명은 컨소시움을 통한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SBI그룹 등 외국계 자본과의 컨소시엄 구성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국내자본이라는 분류가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금융당국은 적절한 인수 자격을 갖출 경우 안방보험그룹이 우리은행 인수 후보가 되는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민영화에 3차례나 실패한 상황인 만큼 이번에도 입찰 유효경쟁이 무산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우리은행 매각을 위해서는 이전 우리금융 민영화 3대 원칙 중 하나였던 공적자금회수 극대화를 고수하기 보다는 조기 매각에 좀 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과거 몇 차례의 매각 시도 때보다는 매각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경영권지분 매각만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소수지분 매각은 설령 이번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경영권지분 매각 후 재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그러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대형 시중은행 경영권을 중국 자본에 넘기는 데 따르는 정서적 거부감이나 은행법상 까다로운 인수 자격 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노조의 반발도 거세다. 우리은행 노조 측은 자격미달 국내자본인 교보생명이나 외국계 자본인 안방보험그룹이나 모두 인수대상으로는 부적절하다며 이들 금융사들의 우리은행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박원춘 우리은행 노조 위원장은 “교보생명의 경우 은행을 경영할 능력도 자금도 없는 제2금융권 회사에 지나지 않고, 중국 자본인 안방보험의 경우 상하이 자동차가 쌍용 자동차 인수 과정에서 ‘먹튀’를 자행한 사례를 감안한다면 상당히 위험한 협상대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