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문 굳게 닫아버린 소비자들
[특별기획] ③ 위축되는 소비심리
9월 소매판매 5개월 만에 감소…체감경기‘뚝’
투자처 못 찾은 단기 부동자금 규모 사상 최대치
2015-11-04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투자 위축으로 국내 내수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특히 소비자들의 경제상황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얼어붙었던 지난 5월 수준으로 다시 하락하면서 좌불안석의 형국을 맞고 있다.통계청이 지난 달 30일 발표한‘2014년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달에 비해 3.2% 감소했다.소매판매가 줄어든 것은 세월호 사고가 있었던 4월(-1.4%) 이후 처음이다. 감소폭은 2011년 2월(-5.6%) 이후 3년7개월만에 가장 컸다.통계청은“소매판매는 이른 추석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음식료품, 의복 등의 판매가 부진해 큰 폭으로 줄었다”면서도“8월과 9월을 합쳐서 보면 7월 대비 1.3% 늘었다”고 설명했다.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7%), 의복 등 준내구재(-5.0%) 판매는 5% 이상 줄었다. 소매업태별로 보면 전년 동월 대비로 승용차·연료소매점(10.5%), 무점포소매(9.1%), 편의점(7.7%) 등은 증가했고, 백화점(-9.4%), 대형마트(-7.2%), 슈퍼마켓(-6.6%) 등은 감소했다.9월 광공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0.1%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8월에 3.8% 줄며 2008년 12월(-10.5%)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가 소폭 증가로 전환했다. 기계장비(6.4%), 1차금속(2.6%) 등에서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다.반면 반도체 및 부품(-4.7%), 자동차(-5.8%) 등에서의 생산이 감소해 증가폭은 미미했다.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보다는 1.9% 늘었다.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달에 비해 1.2% 오른 75.2%로 집계됐다. 제조업재고는 전달보다는 0.7%, 전년 동월보다는 3.3% 각각 증가했다서비스업생산은 전달보다 0.1% 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금융·보험(-1.2%), 도소매업(-0.6%) 등에서의 생산 감소에도 예술·스포츠·여가(7.9%), 숙박·음식점업(3.1%) 등에서의 생산이 늘었기 때문이다.또 설비투자는 일반산업용기계 등에서 감소했지만 자동차, 영상·음향 및 통신기기에서 늘어 전년 동기보다1.4%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일반기계류, 기타 운송장비 등에서 줄어 1.0% 감소했다.소비자심리지수도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0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5월과 같은 수준이다.반면 가계부채는 증가 추세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의 분석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 부채는 1219조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85.4% 수준이다. 세계경제포럼이 개인 채무 부담 임계치로 제시한 75%보다도 10.4%포인트 높다.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 부동자금 규모는 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현금통화·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모두 756조7880억원에 달했다.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달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종합감사 보도자료를 통해“지난해 가계와 기업, 정부의 부채가 WEF(세계경제포럼)의 채무부담 임계치를 모두 초과하고 있다”면서“과도한 부채 부담으로 부채 조정이 이뤄지면 소비와 투자 둔화로 내수부진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