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금융위기 이후 최초 석달 연속 감소
10월 외환보유액 3천637억달러…6억8천만달러 줄어
2015-11-05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석달 연속으로 줄었다.외환보유액이 3개월 이상 연속으로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11월(8개월 연속 감소)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한국은행은 지난 10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637억2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6억8000만달러 줄었다고 5일 밝혔다.외환보유액은 지난해 7월부터 1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다가 올해 8월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보유 외화자산 가운데 유로화, 파운드화 등의 달러화 환산 가치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미국이 양적완화 종료를 결정하고 통화정책 정상화에 시동을 걸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유럽·일본의 통화가치는 떨어졌다.
10월 중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0.7%, 파운드화 가치는 1.5% 각각 하락했다. 엔화 가치는 0.1% 떨어졌다. 이들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자 달러화로 표시하는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8개월 연속 외환보유액이 줄었을 때는 자금 유출이 실제로 일어났지만, 지금은 달러화 환산 과정에서 보유액이 준 것으로 집계됐을 뿐이고 감소폭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자산 유형별로 보면 9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의 91.3%를 차지하는 국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321억8000만달러로 전월보다 5억5000만달러 감소했다.예치금(5.8%)은 211억8000만달러로 5000만달러 줄었다.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과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포지션은 각각 1000만달러, 6000만달러 감소했다.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다.9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7위 수준이다.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3조8877억 달러를 보유한 중국이다. 일본(1조2644억달러), 스위스(5309억달러), 러시아(4542억달러), 대만(4207억달러), 브라질(3755억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