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제약사, 3분기 성적표 ‘희비 교차’

유한·녹십자, ‘1조 클럽’ 목전 …동아ST·종근당·한미 등 ‘부진’

2015-11-0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3분기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 첫 ‘1조 클럽’ 진입이 유력시 되고 있는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꾸준히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동아에스티(동아ST)와 종근당,  한미약품 등은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9일 금융감독원 및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 3분기 매출액은 2591억15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6.9% 증가했다.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7394억원을 기록했다.이 추세대로라면 무난히 1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지난해 유한양행은 93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지난 2012년 정부의 약가 인하제도가 시행되기 전만 해도 업계 3, 4위에 그쳤던 유한양행은 약가 규제 등 불리한 영업환경 속에서 오히려 뒷심을 발휘하며 성장을 거듭해왔다.실제 이 회사는 복제약의 약가가 떨어지자 해외에서 고혈압, 당뇨병, B형간염 치료제 같은 신약을 줄줄이 들여와 매출을 끌어올렸다. 에이즈 치료제 등 원료 의약품 수출 증가도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특히 지난해 업계 최초로 원료의약품 수출 실적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올해 매출 목표를 1조400억원으로 공표한 바 있다.매출 선두자리를 놓고 맹추격 중인 녹십자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녹십자의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어난 7173억4700만 원을 올렸다.게다가 올 3분기에는 국내 제약업계 사상 분기 최대 실적인 282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4분기 실적이 3분기 정도만 되면 1조원을 넘기게 된다.녹십자는 주력 품목인 백신과 혈액분획제제뿐 아니라,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지어주는 플랜트 수출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는 올해 수출 금액이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업계 수출 1위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이와 반대로 전년 대비 실적 감소로 고전하는 제약사들도 상당수 눈에 띈다.동아ST의 경우 캐시카우 상품인 천연물신약 스티렌의 처방이 급감하면서 3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11.9% 감소한 13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7% 줄어든 138억원에 그쳤다.수십년 간 제약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던 동아제약은 지난해 초 동아ST와 동아제약으로 회사가 분할되면서 규모가 축소됐다.종근당도 R&D 비용으로 기대 이하이 실적을 내놨다. 종근당은 3분기 매출액 1273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 1370억원, 영업이익 170억원보다 밑도는 실적이다.대웅제약과 한미약품 역시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38.31%,  92.11% 급감했다.업계 관계자는 “척박한 영업환경 속에서도 성장을 늦추지 않으며 1조 진입을 바라보는 제약사들이 있는 반면, 저조한 실적으로 어려움을 토로하는 제약사들도 상당수”라며 “리베이트 투아웃제 등 위축된 영업 활동이 실적 악화에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