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우울’...올해도 내년도 ‘하향’
OECD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3.8%로 조정
2015-11-09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발표기관을 막론하고 연이어 하향조정되고 있다.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2%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도 기존보다 낮춰 3.5%로 전망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점과 선진국의 부채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바클레이즈(3.9→3.7%), 씨티그룹(3.9→3.6%), 노무라(3.8→3.5%) 등 일부 해외 투자은행(IB)들도 7월 전망치에 비해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발표했다.씨티그룹은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규제 완화로 늘어날 가계부채는 금융시스템 위기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내수 진작에는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최근 하락세가 이어진 국제유가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45%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25%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그 밖에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뒤 달러화가 강세로 나타난 엔화약세로 자동차 등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과 최근 유럽·중국의 경기 회복 둔화,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프랑스 BNP파리바, 영국 바클레이즈, 미국의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 및 모건스탠리, 독일 도이체방크, 일본 노무라 등의 7개 해외 IB의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값도 3.91%에 그쳤다. 한국정부가 제시한 값보다 비관적인 수치다.내수와 소비, 투자가 위축되고 주식시장은 새 경제팀 출범 시점보다 더 악화된 가운데 부동산 시장 역시 심리 회복 이상의 반등을 못하면서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과 정부 역시 경제 성장률을 일제히 하향조정하는 분위기다.한국은행은 지난 15일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부분적인 회복에 그쳤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전 발표했던 3.8%에서 3.5%로 하향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4.0%에서 3.9%로 끌어내렸다.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기존 3.7%에서 3.5~3.6%로 0.1~0.2%포인트 하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 성장률을 3.9%로 설정했던 금융연구원과 3.7%로 설정했던 LG경제연구원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안팎으로 비관적인 분석이 이어지면서 그간 자신감을 내비쳐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이 3.7%이지만 약간의 하방 리스크가 있다”며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을 언급했다.최경환 경제팀은 지난 7월 이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3.7%로 0.4%p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경기 흐름이나 환율 등의 악재가 겹쳐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권영선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수출모멘텀이 약해진 가운데 엔-원 환율까지 떨어진 상황인 만큼 엔저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이전보다 클 것”이라며 “한국 경제가 성장률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