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209일 만에…
‘미완의 수색 종료’

남은 실종자 9명 결국 바닷 속에 남겨…선체인양 논의 시작
이주영 “실종자 발견 가능성 희박…또 다른 희생 부를수도”

2014-11-11     한아람 기자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09일 만인 11일, 실종자 수색작업이 미완 상태에서 종료됐다.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가 남아있지만 정부가 이날 수색작업을 끝낸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마지막 1명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정부지만, 실종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희박해진데다 수색여건이 너무 위험해졌다는 판단에 정부는 수색중단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29일 295번째 희생자인 단원고 황지현 양을 찾았지만 이후 기상악화로 수색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으며 민간업체인 88수중환경이 바지를 빼고 철수하겠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혀온 상황이다.

또 앞서 수색작업 중단 여부를 놓고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이 갈려 투표가 이뤄지기도 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수색작업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한 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을 통해 “오늘부로 수색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인 이주영 장관은 대국민 발표에서 “수색이 장기간 반복되면서 이제 실종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희박해졌을 뿐만 아니라 안전에 관한 현장의 거듭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잠수 수색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장관은 “수색작업을 무리하게 계속하다가는 자칫 또 다른 희생을 부를지도 모른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와 전문가의 공통 의견”이라고 했다.

세월호 침몰 후 시간이 많이 흘러 선체 내 격실의 붕괴위험이 있는 데다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해상여건이 나빠진 탓에 민간잠수사와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수색 중단을 요구해왔다.

이 장관은 “마지막 한 분까지 찾아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수색작업을 종료하게 돼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아홉 분을 찾지 못한 데 대한 모든 책임은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장인 저에게 있으며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실종자 가족들이 수중수색 종료를 요청했다”며 “아직 차가운 바다에 핏줄을 남겨둔 그분들의 가슴 절절한 용단에 죄인의 심정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말한 뒤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정부는 실종자 수습을 위한 선체 인양에 대한 논의를 본격 시작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이날 진도를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을 만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인양 등 선체처리에 관해서는 해역 여건, 선체 상태 등에 대한 기술적 검토와 실종자 가족,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 및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적절한 시점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수색을 종료하고 선체에 봉인 조치를 한 뒤 유실방지 작업도 끝낼 예정이다. 범대본은 현장 정리를 위해 당분간 축소 운영 후 해체되며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관련 업무를 맡는다.

정부는 마무리 수습과 피해자 지원 등 후속조치는 입법 중인 세월호 피해보상특별법과 재난 관계 법령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월호 탑승자 476명 중 확인된 사망자는 295명이며 단원고 학생 4명, 교사 2명, 일반 승객 3명 등 9명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