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부총리, 신용불량자 제도 2년 후 폐지

2004-03-11     파이낸셜투데이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신용불량자 제도를 앞으로 2년 후쯤 폐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낮 과천 정부종합청사 인근의 삼계탕 전문점에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신용불량자 제도를 2년쯤 후에 폐지하고 선진국처럼 개인 신용평가(CB) 체제로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용 정보가 무료이다 보니 금융기관들이 귀하게 다루지 않고 기계적으로 신용불량자로 등록시키는 등 체제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민간 신용평가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정보를 취합한 뒤 질적으로 평가하는 체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금 정보는 비밀로 보장되는데 신용불량자 정보는 아무나 보는 것은  인권 유린"이라고도 비판했다.    그는 또 "그 전에라도 신용불량자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현재의  일괄적인 신용 불량 등록 기준(30만원 이상, 3개월 이상 연체)과 제재 조치를 개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신용불량자 대책의 핵심인 배드뱅크를 통해 연내 40만명을  해결한다는 계획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신용불량자들을 동원해서라도 처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또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배드뱅크 대상자를 기존의 신용불량자로  못박고 지금 이후에 연체가 시작되는 경우는 배제하도록 했다"고 강조하고  "신용불량자가 200만명 수준으로 떨어지면 이 같은 대책이 다시 나올 리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현재 연체자가 아닌 사람들은 연체자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부총리는 일부에서 이번 대책이 총선용 작품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 "타이밍을 놓치면 신용불량자들이 아예 기대를 잃게 되기 때문에 더  늦춰서는 안된다"고 해명했다.    그는 "배드뱅크 아이디어는 투자은행 등과 논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됐으며 산업은행-LG투자증권 주도의 공동 채권 추심 프로그램처럼 이상하게  꼬여  있지 않고 국제 기준에 맞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드뱅크 운영을 이성규 국민은행 부행장에게 맡기기로 한 것은 치밀함과 문제 해결을 위한 상상력이 필요한 작업인 데다 사안이 시급해서 적절한 인물을  따로 찾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LG카드의 경우 시장 관계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브랜드가 있는 박해춘 서울보증보험 사장을 기용한 것"이라고 밝히고 "싫다는 사람들을 끌어와서 쓴 것인데 이헌재 사단의 독주라고 지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소문내지 않고 중소기업들을 둘러봤는데 인력난이 무척 심하더라"고 전하고 "이중 생산성 부족으로 임금을 많이 주지 못해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미국 등과 같은 보조금 제도나 세액공제가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