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中企 숨통 트이나

엔·달러 환율 상승 여파...“엔저 추가적 피해 진정될 것”

2015-11-1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엔저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중소수출기업들의 적자수출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전일 대비 4.4원 오른 1096.0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전거래일 종가보다 11.3원 급등한 1102.9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100원선으로 다시 올라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 2개월여 만이다.엔·달러 환율은 일본의 소비세 인상 연기와 관련해 국회 조기해산 전망까지 나오면서 전날 달러당 116엔선을 돌파하는 등 2007년 10월 이후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올렸으며, 내년 10월 8%에서 10%로 올리는 2단계 인상 계획이 예정돼 있다.수출 중소기업들은 그동안 엔저쇼크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왔다.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00엔에 1014원으로 이미 한계점을 넘은 상황이다. 일본과 경쟁하는 수출품목이 수출 상위 100대 품목 가운데 절반이 넘는 상황에서 엔저가 일본 제품은 더 싸게, 한국 제품은 더 비싸게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수출채산성을 담보할 수 있는 마지노 환율을 100엔당 1000원으로 잡고 있다.엔저는 특히 대일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4월 216개 대일 수출기업을 설문조사했을 때 엔저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응답이 92.6%에 달했다. 엔화 결제 비중이 높은 대일 수출기업은 환차손에다 일본 현지의 수입수요 급감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때문에 수출중단의 기로에 놓여 있는 중소수출기업들에게 원·달러 환율 상승 소식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전문가들은 정부의 환율정책 기조가 변화되면서 한동안 엔화의 급격한 추가하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미국이 내년 중반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반면 일본은행(BOJ)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어 엔·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가 추가적인 원·엔 환율의 하락세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환율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저로 인한 추가적 피해는 일단 진정될 것”이라며 “원·엔 환율이 더 이상 추가 하락없고 원·달러 환율 역시 현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찾을 경우 국내 실물경기에는 긍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금의 투자 이탈 가능성이 높은데 특히 아직까지 추가 자금이탈이 없는 채권시장의 자금이탈이 본격화될 경우 증시 미칠 파장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