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미는 남성 '그루밍족'...유통가 '큰 손' 부상
신세계백화점·모나코 등 남성들의 라이프스타일 반영한 공간 마련
2014-11-13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그루밍족’이 유통가의 ‘큰 손’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업체들의 마케팅 열기가 뜨겁다. 그루밍족이란 여성 못지않게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 소비자를 일컫는다.13일 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이 최근 3년간 남성 패션 및 화장품 판매를 조사한 결과 매출이 32% 증가했다.최근 그루밍족을 대상으로 ‘맨즈 데이’ 이벤트를 펼쳤던 올리브영에서는 이벤트 기간 나흘 동안 남성 화장품 매출이 평시 대비 약 4배나 증가하기도 했다.이처럼 그루밍족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소비 동력으로 떠오르자 최근 신세계백화점은 럭셔리 남성관을 새로 단장해 이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 8월 신관 7층에 남성 클래식컨템퍼러리패션 전문관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 달에는 총 100여 개에 달하는 수입 남성 브랜드만 모아 신관 6층에 럭셔리 남성관을 개장했다.럭셔리 남성관에는 브리오니, 에르메네질도 제냐, 벨루티, 페라가모, 꼬르넬리아니 뿐 아니라 발렌티노, 톰브라운, 몽클레르, 골든구스디럭스브랜드, 분더샵 등의 컨템퍼러리 고급 브랜드가 대거 입점했다.빈티지 스니커즈로 유명한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골든구스디럭스브랜드’는 전세계 최초의 남성 매장으로 선보이고, 이탈리아 재킷 브랜드 ‘볼리올리’는 밀라노 현지에 이어 세계 두번째, 아시아 최초 단독 매장으로 들어섰다.여기에 로크, 알든 등 유명 브랜드 구두의 국내 공식 수리업체로 선정된 일본 슈케어 브랜드 릿슈가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복잡한 오디오 시스템을 멋진 가구처럼 디자인해 인기를 끌고 있는 스위스 오디오 제네바와 프랑스 하이엔드 오디오 포칼 등도 선보인다.남성 슈트 소재에서 영감을 받아 인테리어를 구성한 점도 눈에 띈다. 양복 패브릭 질감을 그대로 담은 디자인으로 천장과 바닥을 구성한 것이다. 신세계가 이토록 남성관에 신경을 쓴 건 30~50대 남성들이 백화점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손영식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 부사장은“트렌드를 리드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남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게 될 것”이라며 “본점 럭셔리 남성관은 전세계 유명 럭셔리 브랜드와 남성과 관련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상품들로 구성돼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남성전문관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신세계백화점 외에도 그루밍족을 위한 클래식한 공간을 선보이고 있는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정통 습식 면도를 받을 수 있는 바버샵은 전문적인 이발·면도 스타일링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지향하고, 차를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마련하며 이발소를 넘어선 남성 전용 문화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바버샵에 관심이 몰리면서 뷰티업계에서도 이를 활용해 남성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국내 1위 면도기 업체 도루코리빙은 지난 9월 남성용 면도기 신제품 페이스 세븐(PACE7)을 출시, 바버샵 콘셉트의 캠페인 사이트를 오픈하고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패션 브랜드 클럽 모나코는 지난달 신사동 가로수길에 남성 전용 스토어 ‘맨즈샵(Men’s Shop)’을 오픈하며 기존 스토어와는 다른 인테리어의 매장을 선보였으며, 루이까또즈는 가로수길에 오픈한 ‘루이스 클럽(LOUIS CLUB)’ 역시 남성용 제품을 모은 편집숍을 꾸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