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국가 한국, '건국'은 아직 현재진행형

[대한민국 글로벌화 - 총론] 존경 받는 나라가 되자

2015-11-16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 김경탁 기자] 대한민국이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에 가입한지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가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뭔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열등감과 자괴감을 늘 품에 안고 살아가고 있다.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온라인세상을 완전히 휩쓸고 피겨여제 김연아의 춤사위가 세계인의 마음을 흔들어도 여전히 안으로 작아지고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게 되는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글로벌 기업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출신이라는 것을 쉬쉬한다는 뒷소문도 자리하고 있다.이에 매일일보는 ‘대한민국 글로벌화’라는 주제 아래 우리가 국격 고양을 위해 당장 해야하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제언을 분야별로, 특히 경제분야에 중점을 두고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 순서로 이번호에서는 총론으로 ‘국격’ 향상을 위한 국민적 총화의 당위성에 대해, 내지에서는 “후진국 정치, 공직사회부터 바꿔야”라는 주제로 공직사회 청렴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다음호부터 재계, 금융권, 중소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이슈를 순차적으로 다루겠다.
- 편집자주 -

‘세월호 참사’의 충격…아직 우리는 ‘미완성 국가’에 살고 있다
‘정의사회구현’부터 ‘국가개조’까지 역대 정부 화두 여전히 유효

대한민국은 현행 헌법이 법통으로 내세우고 있는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부터 따져도 채 100년이 되지 않는 ‘젊은 국가’이다. 우리가 우리 손으로 국가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작업은 여전히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20세기 신생독립국 중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동시에 이룩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고, 20세기 후반 세계 10대 무역국에 진입한 이후 21세기에 들어서서는 문화적 측면에서 국가이미지를 개선시키면서 선진국의 대열에 거의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일제 식민치하나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의 구습이 많은 부분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휴전선 이북 독재왕국의 존재에서 비롯한 여러 모순들과 길고 길었던 군사독재정권의 적지않은 악습이 여전히 사회를 억누르고 있지만 그동안 쌓아올린 성과는 충분히 자랑스럽다.하지만 올해 4월 ‘세월호 참사’란 역사적 대사건의 충격은 우리가 여전히 미완성된 국가에 살고 있고, 대한민국의 정립(正立)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음을 알려준다.지난 7월 청와대 여야 대표회담에서 야당 대표의 “권위주의적으로 느껴진다”는 건의 한마디에 헌신짝처럼 버려지기는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했던 ‘국가개조’라는 화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말이다.국가개조의 방향을 생각할 때 먼저 고려해야할 것중 하나는 ‘국격’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입버릇처럼 ‘국격’을 되뇌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 시기, 정부의 여러 정책이 ‘국격’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많고, 그 영향인지 이제 인터넷 상에서는 ‘국격’이라는 단어가 자조적이거나 희화화하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는 하다.그러나 ‘국격’이라는 화두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에는 변함이 있을 수 없다.경제력이나 군사력으로 표현되는 ‘국력’ 자체를 넘어 존경받을만한 국가, 자유와 정의가 샘처럼 흐르는 국가가 된다면 세계 앞에 ‘국격’을 당당하게 입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연말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개헌이나 선거제도 개편 문제 역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하면 보다 더 민주적 절차로 국민의 뜻을 정확히 정책에 반영해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삶의 기반을 마련해줄 수 있는가에 있다.그런 점에서 이제 흘러간 옛노래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국정목표로 표방했던 ‘세계화’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2건국’이라는 화두는 물론 ‘정의’라는 단어를 오염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두환 정부의 ‘정의사회구현’ 역시 ‘국격’을 생각할 때 여전히 살아있는 화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