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재계 연말인사 ⑨] 한진그룹, ‘조용한 인사’ 준비
구조조정으로 체질개선...대규모 인사이동은 없을 듯
한진가 3세들의 ‘깜짝승진’ 가능 변수도 올해는 적어
2015-11-17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대기업들이 일제히 연말인사를 앞두며 분주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은 큰 폭의 변화없이 ‘조용한 인사’를 치를 전망이다.16일 재계에 따르면, 12월 말 정기인사를 앞둔 한진그룹은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한 차례 단행한 상태에서 정기인사에서 대규모 인사이동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한진그룹은 그동안 경영악화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 실천에 매달려왔다.한진그룹은 최근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을 IBK투자증권과 한국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에 1461억원에 처분하기로 하면서 구조조정을 거의 마무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전에 대한항공은 에쓰오일 지분과 노후 항공기, 부동산 등 3조5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했다.대한항공은 지난 7월 자구계획의 핵심이었던 에쓰오일 지분을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에 매각해 2조 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B747-400, B777-200 등 연료 소모가 많은 구형 항공기 13대를 2400억 원에 매각하는 데도 성공했다.한진해운은 지난해 실적 악화를 이유로 김영민 사장과 임원 9명을 해임하고 석태수 신임 대표를 선임한 데 이어, 올해 4월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까지 물러나면서 임원진 물갈이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상태다. 이 회사는 그동안 벌크 전용선 사업부와 유가증권 매각, 유상증자 및 대한항공의 은행 대출, 캠코 선박 매각 등을 통해 현재까지 총 1조7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유동성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거기에다 3분기가 업계에서 성수기인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한진그룹은 지난해 말 발표한 자구계획의 대부분을 이행하고 이제 남은 것은 한진해운의 해외사옥 매각과 4분기 돌아오는 일반대출(1440억원)의 만기연장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해외사옥은 현재 매각작업이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매각이 완료될 전망이며, 일반대출 만기연장문제도 이미 채권단과 협의가 끝난 상태로 알려졌다.이처럼 경영정상화를 위한 숨가쁜 행보를 보여온 한진은 올해 경영진의 별다른 변화없이 조용한 인사를 맞을 전망이다.한편 한진은 오너 일가의 승진이 빠른 기업 중 하나로 불리지만, 올해 연말인사에서는 한진가 3세들의 ‘깜짝승진’ 가능성도 적다는 관측이다.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2008년 33세에 여객사업본부장이 된 후 이듬해 전무를 거처 지난해 부사장이 됐다.장녀인 조현아 한진관광 대표는 1999년 25세로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 입사하고 불과 6년 만인 2005년 대한항공 상무보가 됐다.막내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24세인 2007년 과장으로 입사한 뒤 3년 만인 27세에 상무보로 승진했다.한진그룹은 지난 연말 단행한 임원인사에서도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에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를 겸하게 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해 대한항공 기내서비스와 호텔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으로 발령받았고,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는 등 세 자녀 모두가 이례적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두며 CEO반열에 올랐다.하지만 세 자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은 올해 구조조정을 통해 임원 감축과 조직 슬림화에 집중했다”면서 “올해 정기인사에는 대규모 임원 승진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