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글로벌화 ②] 재계, 체질개선으로 진출하라
“글로벌기업 되려면 근본부터 바꿔야”
가공무역 아닌 해외 내수시장 적극 공략해야
FTA 체결이 기회…현지 맞춤형 전략 필요성↑
2015-11-17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변화되면서 우리 기업들도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올 초 각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한목소리로 주문한 것은 ‘새로운 도약’ 이었다.한국을 넘어 전세계 시장에서 다양한 국적의 기업들과 경쟁을 할 정도로 성장한 시점에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느냐, 아니면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퇴보하느냐 하는 기로에 놓였다는 판단에서다.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경제성장의 불씨를 잘 살려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불안요소를 극복하지 못하고 정체에 빠지느냐를 가르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면서 “우리 경제의 불안요인들을 잘 극복한다면 다시 한 번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하지만 우리경제는 여전히 기로에 놓여있다.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대내외 악재도 여전하다.정부차원에서 자국산업 경쟁력 강화 노력에 급성장한 중국 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추가 양적완화로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기업들에 밀려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일례로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시장에서 스마트폰 1위 자리를 현지 기업인 샤오미에 내줬고,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수익성이 크게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따라서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체질개선이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업계에서는 우선적으로 해외 가공무역 비중을 줄이고 현지 소비시장 진출 활성화를 해야한다고 지적한다.일례로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 인프라로 우리 기업들의 생산거점이었던 중국은 급속도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현재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부상했다. 한때 50%를 넘었던 중국의 가공무역 비중도 25.5%로 줄어들었다.그러나 한국의 대중국 가공무역 비중은 47.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기업들도 제3국 수출용 생산기지로만 활용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현지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정부 또한 가공무역 비중 대신 현지 유통과 물류 인프라 구축, 전략상품 발굴 지원 등을 늘리는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맞춤형 전략도 필요하다. 가전업계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주요 거점별로 현지 기후와 환경, 생활파턴을 비롯해 소비자들의 취향과 패턴, 니즈를 철저히 분석하는 연구소를 운영해 이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어야한다.철강협회 관계자는 “미래성장동력을 지닌 장기적 계획도 타진해야한다”며 “에너지 및 플랜트 분야, 셰일가스 개발 등 신흥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해야한다”고 지적했다.이런 가운데 최근 우리나라가 해외 각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최근 정부가 중국, 뉴질랜드와 FTA를 체결하며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선진국을 FTA 체결국으로 거느리게 됐다.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14개 FTA를 체결했는데 여기에는 아세안과 유럽연합 등 국가 연합체 형태의 단위가 포함돼 있어 FTA를 체결한 국가 수는 52개국에 달한다.재계 관계자는 “FTA 체결을 계기로 관세철폐 등 우리기업에 도움이 되는 조항들을 빨리 파악해 현지시장 진출과 점유확대를 노려야 한다”며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에 대해서도 정부차원에서 대응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