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전' 뒷짐진 송파구, 제2롯데월드 도로균열 덮기 '급급'
‘도로시설물 보수계획’공문···잠실호수교, 포장 변형 등 파손
송파구, 원인 파악 여부 질문에 “관리 주체가 다르다”는 입장
[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18일 <매일일보>가 입수한 송파구청 ‘도로시설물 보수계획’공문을 보면, 지난 7월 석촌호수에 위치한 잠실호수교 주변(성남→잠실대교 방향) 신축이음 부분 아스팔트 포장에 균열이 많이 발생됐고, 양방향 버스전용차선 포장부 소성변형(8개소) 및 후타재 보수(3m*1개소) 파손으로 동부도로사업소 등 3개 관할 기관에 송파구청이 긴급 정비를 요청했다.
잠실호수교는 송파구 잠실3동과 잠실6동 사이 송파대로에 있는 다리로, 석촌호수가 옆에 있어 석촌교라고 부르다가 잠실호수교로 바뀌었다. 폭 50m, 길이 34m로 삼부토건에 의해 1981년 9월 25일 준공됐다.
이 공문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 건설로 인한 주변 도로 지반침하 등 안전을 우려하는 언론보도 관련, 석촌호수 주변도로를 점검하고 그 적출사항에 대해 알려드린다’고 밝히며 “빠른 시일 내에 정비해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주목할 점은 균열 등 안전문제에 대처하는 송파구청의 자세다. 잇따라 불거진 제2롯데월드 안전 문제와 관련해 근본적 원인 조사가 아닌 빠른 시간 내에 문제를 덮기 급급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처는 롯데건설도 마찬가지. 지난 5일 <매일일보>가 단독으로 제2롯데월드 저층부 에비뉴얼동에서 석촌호수(러버덕 프로젝트) 방향 횡단보도 인근에서 길이 5~6m의 균열을 확인했다.
당시 이를 발견한 공사현장 한 인부가 균열을 메우는 ‘땜질식’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작업은 접착성분이 있는 액체를 뿌린 이후 아스팔트를 덮는 식으로 이뤄졌다. 작업 완료까지 걸린 시간은 40~50분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한 관계자는 “아스팔트 도로는 특성상 균열 현상이 자연스러운 일이다”며 “균열 보수도 안전에도 전혀 문제가 없고 부실시공과도 관련이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 제2롯데월드 주변에는 도로포장을 새로 하거나 카페트 재질의 천을 덮어 놓은 도로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송파구청의 대처 자세에 대해 일각에서는 제2롯데월드 안전문제와 관련해 철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할 송파구청이 오히려 관련 문제를 외부로 노출시키지 않으려 ‘애를 쓰는 모습’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송파구청 한 관계자는 “잠실호수교 주변 도로에 파손 부분들이 있어 지난 7월 점검 작업을 진행한 이후 책임 관리 기관인 동부도로사업소에 공문으로 보수를 요청 한 것 일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점검 이후 파손 원인 파악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관리 주체가 다르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한편 롯데건설은 잠실역부터 석촌호수(잠실호수교)까지 송파대로 지하에 길이 371m, 총 면적 1만9887㎡ 규모로 ‘잠실역 지하 버스환승센터’를 지난 6월부터 조성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