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매각 길 잃나...교보생명 행보 ‘오락가락’
이사회 입찰참여 결정 유보...부족한 자금력·자격논란도 재점화
2015-11-19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예비 입찰 참여에 대한 최종 결정을 유보함에 따라 우리은행 매각 작업에도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매각(30%) 예비 입찰에 참여한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교보생명은 그간 유력한 우리은행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인수 의사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러나 교보생명은 이사회 직후 실제 참여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가격이나 수량 등은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가 최종 결정하도록 위임했다며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막판 변수에 따라 인수전에서 발을 뺄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일단 28일 예비입찰에는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문제는 본입찰이다. 12월 초 진행될 본입찰에 참여하기 전 문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특히 자금문제의 경우 교보생명의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인수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현재 교보생명의 현금동원력은 1조3000억 가량이다. 반면 우리은행 지분 30% 가치는 시가로 2조7000억원 안팎이며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경우 3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때문에 교보생명은 한국투자증권이나 프랑스 악사그룹 등과 컨소시엄을 통한 인수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여기에 제2금융권이라는 ‘딱지’는 은행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실제 우리은행 노조는 지난달 성명서를 내고 "자격미달 국내자본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은행을 경영할 능력도, 자금도 없는 제2금융권 회사가 우리은행을 인수한다는 것은 초등학생에게 대학입시문제를 낸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교보생명이 신창재 회장 개인 대주주 회사라는 점도 인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금융당국이 4대 시중은행인데다 기업금융 비중도 높아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우리은행에 개인 ‘오너’가 생기도록 ‘방관’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자격 논란을 넘어서서 경영권 매각 입찰이 유찰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최근 중국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소문만 무성할 뿐 여전히 공식 입장은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당초 정부는 우리은행 지분 30%를 통째로 사겠다는 곳이 두 곳 이상 나타나 유효경쟁이 성사돼야 우리은행의 지배적 주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때문에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입찰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아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이 무산된다.교보생명과 안방보험이 모두 입찰에 참여해 유찰을 피한다 해도 중국 안방보험의 자금력에 밀려 교보생명이 입찰 레이스에서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 실제 교보생명이 입찰 참여 결정을 경영위원회에 미룬 이유 중 하나가 가격 문제다. 예상보다 높은 금액이 요구되면 최대 2조원 가량을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조달해야 하는 현 상황에 부담이 더해질 수 밖에 없다.이에 교보생명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 여부 및 구체적인 가격이나 수량 부분은 28일 이전에 열릴 경영위원회에서 확정될 예정이고, 그 이전에는 어떤 부분도 공식적으로 이야기 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