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 지방, 기억력 감퇴도 유발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빵과 쿠키 등 매장에서 오래 진열되는 인스턴트 식품 제조에 주로 사용되는 트랜스 지방이 기억력도 감퇴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미국심장협회의 발표를 인용해 트랜스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단어를 적게 기억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베아트리스 걸럼 교수팀은 690명의 젊은 남성과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단어 기억 능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트랜스 지방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이 아예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보다 104개의 낱말 중 11개를 적게 기억했다.
걸럼 교수는 "트랜스 지방이 식품의 장기 보관을 쉽게 해줄지는 모르지만 사람의 기억력은 감퇴시킨다"고 결론 내렸다.
정확한 발병 요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트랜스 지방은 당뇨, 각종 심혈관 질환과 성인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의학계는 보고 있다.
걸럼 교수는 "트랜스 지방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대사독성 물질로 인체에 필요한 어떠한 영양소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월터 윌럿 하버드대 공중보건학부 교수 또한 "트랜스 지방은 인체 세포에 침투해 기본 기능을 파괴한다"며 자주 복용했을 때 기억력 감퇴를 주장한 걸럼 교수의 연구에 신빙성이 있다고 힘을 실었다.
미국에서는 2006년 식품 제조사의 트랜스 지방 의무 표기가 시행된 이래 트랜스 지방 사용량이 급격하게 줄었다.
그 덕분에 보스턴과 같이 트랜스 지방 사용이 전면 금지된 지역에서는 심장질환 발생률이 눈에 띄게 줄었고, 미국 전역에서도 최근 당뇨 발병 건수가 감소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트랜스 지방을 0.5g 미만 함유한 제품에도 '트랜스 지방 없는 제품'이라고 표기할 수 있게 허용함에 따라 트랜스 지방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USA 투데이는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