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글로벌화 ④] 中企, 보다 큰 그림 그리자

정부 의존도 벗고 자체기술·인재육성 강화 필요
수출·수입·투자 등 포괄적 경합관계도 분석해야

2015-11-19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다자간 자유무역협상(FTA)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기존 대기업 위주의 해외 수출 전략을 중소기업에게로 확대·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올해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서 수출이 기여하는 부분은 지난 2011년 56%, 2012년 70%, 2013년 54% 수준으로 절반이 넘는다. 우리 국민이 국내에서 소비하고 투자하는 부분보다 수출 부분이 더 커 수출 의존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같은 해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2012년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은 32.1%이다.
 
이는 대기업 수출 비중이 68%에 이른다는 의미다. 특히 상위 50대 기업의 수출 비중은 60%를 넘어섰으며 특정 기업들에 수출 의존도가 집중되며 중소기업들의 생존력을 약화 시키고 있다.
 
최근 체결된 한·중 FTA는 국내 중소기업에게 위기로 인식되고 있지만 새로운 도약과 전환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지난 1~8월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줄어든 140억 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간 대기업의 중국 수출액이 1% 감소한 것과 비교해 하락폭이 훨씬 컸다.
 
중소기업이 휘청일 수 있는 상황에서 이번 한·중 FTA는 중국에 수출하는 이들 기업이 관세 철폐로 판로를 확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중국산 저가 공세도 우려되지만 역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의 중국 시장 공략 역시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우리나라의 대문이 해외 국가에 동시다발적으로 개방된 시점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할 경우 전체 산업 생태계의 몰락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중소기업들은 한·중 FTA를 비롯해 우리나라와 다자간 FTA 협상을 끝낸 국가가 늘면서 정부만 바라보고 있다. 기업 기반이 탄탄하지 못한 탓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특허 기술이 있어도 이를 증폭시킬 장치가 마땅치 않아 정부 지원 의존도가 크다. 이마저도 없는 기업들은 한계에 직면해 대부분 고사 직전이다.
 
올 초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중소기업 협력센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수준을 100점 만점에 평균 76.6점이라고 자체평가하며 자신감도 상실한 상태다.
 
정부는 유망 중소기업에 기술개발 자금과 세제 지원을 확대해 중소기업 진흥 풍토를 다질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는 중소기업의 부흥을 위해 우리나라와 FTA 체결 국가와의 수출·수입·투자 등 경합 관계를 면밀히 분석해 이들의 해외진출 전략에 힘을 보태야 한다.
 
대기업들도 휴면특허나 지식재산권 이전, 연구개발(R&D) 지원, 기술인력 파견 등 중소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들의 성장을 돕는 건 정부 의존도와 대기업 지원과는 별개로 자체적인 인재육성과 기술개발 의지, 즉 기업가 정신을 다듬는 일이다.
 
자체적 인재육성과 기술개발 의지가 수반돼야만 정부와 대기업 지원 이라는 날개를 달 수 있다.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도 창의와 혁신이 없는 기업은 홀로서기도, 누구에게도 보호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