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차기 당권 ‘빅3’ 윤곽…“새 얼굴이 없다”

文대세론에 호남·비노 중진들 대항마 자처…신진인물 부재 지적도

2015-11-23     한아람 기자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정당대회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유력 후보자들 간의 경쟁구도가 서서히 가열되고 있다.현재 ‘빅3’로 꼽히는 문재인·정세균·박지원 의원 간 비상대책위원회 사퇴와 공식 전대출마 선언 시기를 둘러싼 전운이 감돌며 차기 당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본격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그러나 경쟁구도가 본격화 될수록 이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친노-비노 계파 경쟁 구도로 흘러가는 분위기에 ‘反문재인’ 깃발을 들고 전대 출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인물들이 즐비한 반면, 당의 세대교체를 예고할 만한 눈에 띄는 새로운 얼굴이 없다는 것이다.

反문재인 깃발 내건 호남주자 ‘우후죽순’

최근 친노(친노무현) 진영을 대표하는 문재인 의원이 ‘대세론’을 형성하면서 이에 반감을 갖고 전통적 ‘텃밭’인 호남 지역 정서를 대변하겠다는 도전자들이 우후죽순 드러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박지원(전남 목포)의원이 이에 포함되는 대표적 중진이며, 이외에도 3선의 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이 지난 21일 정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원외 중진인 정동영 상임고문과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또한 당권 도전이 유력하다는 설이 나돈다.이들이 최근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광폭행보에 나섰다는 점도 사실상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된다.박 비대위원은 지난 18일 전북 익산 원광대에서 특강을 마친 뒤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오는 26일 광주 전남대에서 ‘호남정치 복원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박 의원도 최근 광주, 전남 순천과 해남, 전북 전주 등을 순회하면서 강연 투어를 진행 중이다. 주로 당원들을 대상으로 지역차별 극복과 호남정치 복원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정 고문은 지난달 말 고향인 전북 일대에서 ‘경청투어’를 펼치는 등 각 지역 시민단체와 대학의 초청으로 활발한 강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3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초청강연에서는 “특정계파가 당을 장악하면 야권 재편 요구도 강해질 것”이라며 신당론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천 전 장관도 오는 27일 광주에서 사단법인 동북아전략연구원 부설 정치연구소인 ‘호남의 희망’ 개소식을 열어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선다. 천 전 장관은 “아직 전대에 안 나간다는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고향인 전북에서 4선을 했던 정세균 비대위원이나 구민주계로 ‘영남의 딸, 호남의 며느리’를 자처하는 추미애 의원의 경우 현 지역구는 서울이지만 호남에 연고를 가진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된다.이처럼 유독 호남권 당권 주자들이 대거 쏟아져나오는 현 상황은 친노계의 당 장악에 거부감을 가진 지역 정서에 기대 바람을 일으켜볼 수 있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혁신과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반(反) 문재인’ 깃발과 지역감정에 주로 의존하는 호남 주자들의 행보에 대한 비난도 나오고 있다.

‘그 나물의 그 밥’…신진 인물 부상할까

이번 전대의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새로운 인물의 출현 여부이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은 당 대표가 바뀔 때마다 소위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이 따라다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그러나 현재 국민과 당원의 심금을 울리는 새로운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전대에서 거론되는 후보들이 있지만 신선한 이야기나 획기적인 변화와 행동을 보여주는 인물도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이 때문에 이번 차기 전당대회 역시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는 비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현재까지 대표 당권주자로 떠오른 문재인 의원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이며, 박지원 의원은 원내대표 등 그동안 많은 당직을 역임해왔다. 정세균 의원 역시 이미 당대표를 경험해 ‘신선한 인물’이 결핍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 관계자는 “현재로선 문 의원의 독주체제이니 당원과 국민에게 이슈를 던지고 경쟁할 구도가 생기지 않는다. 마치 전대가 당대표를 문 의원으로 바꾸기 위한 요식행위로 전락하고 있다”며 “새로운 도전자가 만들어져야 한다.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쏟아져 나와 이변도 속출해야 한다”고 말했다.신진 인물의 부상이 없는 이상 세대교체 역시 불가능하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현재 당권경쟁의 구도는 ‘빅3’간 혈투 속에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간의 계파대결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비노 진영에서는 꾸준히 문재인 대항마를 거론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실제로 최재성·이인영·우상호 의원 등 당내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의 출마설이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출마를 한다고 해도 빅3 구도를 흔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 때문이다.또 박영선 전 원내대표, 김부겸 전 의원, 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이들 역시 출마 가능성은 높지 않다.한 차례 정치적 타격을 입은 박 전 원내대표는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으며, 김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 집중, 지역주의 타파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분위기다. 안 전 공동대표 역시 두 차례의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으로 당 대표직을 사퇴한 것을 고려, 정책 행보를 통해 당내 입지 다지기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