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산 규모 클수록 부채상환능력 낮아”

2015-11-25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자산 규모가 큰 기업의 부채상환 능력이 오히려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규모가 큰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이 약해지고 있다’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국내 기업의 신용위험 우려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런 분석을 제시했다.지난 201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비금융 상장사의 부채상환 능력을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배율은 2010년 4.1에서 2012년 2.7로 떨어지고서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2013년 3.1, 올해 상반기 3.3 등 개선폭은 크지 않았다.이자보상배율은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부채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보고서는 “부채상환능력이 높아진 것은 수익성이 일부 개선된데다 금리 하락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이자보상배율 상승이 소폭에 그친 것은 차입금 의존도가 높고 자산의 활동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10개사 중 3개사꼴로 이자보상배율이 1이하일 만큼 부채상환 능력이 취약하며 절반 가까이는 경영환경이 악화하면 부실이 심화될 위험(이자보상배율 3 이하)이 있다고 언급했다.이자보상배율 1이하 기업의 비중은 2012년 29.5%였으며 올해 상반기도 27.5%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3 수준이어서 부채상환능력이 낮다고 평가되는 기업의 비중도 2012년에는 19.6%였으며 올해 상반기는 16.9%였다.이자보상배율 1이하 기업이 보유한 차입금 비중은 2012년 38.5%였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36.7%에 달했다.특히 기업을 자산 규모별로 5개의 그룹으로 나눠 부채상환능력을 점검한 결과, 자산규모 최상위 그룹은 이자보상배율이 2012년 3.4에서 올해 상반기 3.0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상반기 자산 규모 최상위 그룹에서 이자보상배율이 1이하인 기업의 비중도 27.3%에 달해 최하위 그룹(42.9%)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자산 규모가 큰 기업으로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은 차입금 규모도 컸다. 자산 규모 최상위 그룹에서 이자보상배율 1이하 기업의 평균 차입금 규모는 2조9240억원에 달했다. 자산규모 최하위 그룹으로 이자보상배율 1이하인 기업의 평균 차입금 규모는 217억원이다.

이 연구위원은 “부채상환능력이 낮은 기업이 부실이 확대되면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의 부실 위험 확산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