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 8.31이후 평형별 양극화 심화
전세가 상승 움직임 소형보다 중·대형 아파트 집중, 전세 시장 평형 별 격차 뚜렷
2006-12-04 김경식 기자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서울 내 전용면적 25.7평형 미만의 아파트 전세가는 8.31대책 발표 직전 대비 11월 28일 현재 3.09% 가량 상승했다. 반면 25.7평형 이상 중·대형 평형 전셋값은 이보다 0.12% 높은 3.21% 상승, 전세가도 중대형 아파트 오름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중대형 아파트 전세가 강세는 비강남권 전세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전용면적 25.7평형 미만 평당 전세가가 8월 말 417만 원 선이던 것이 현재 428만 원 선으로 2.49%의 상승률을 띠었으나 25.7평형 이상의 경우 같은 기간 475만 원에서 487만 원으로 2.53% 가량 상승해 중·대형 평형 전세가 오름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아파트 역시 전용면적 25.7평형 미만의 평당 전세가가 3개월 전 546만 원 선이던 것이 현재 24만 원 가량 오른 570만 원 선인 반면 이 지역 25.7평형 이상의 경우 31만 원 가량 오른 744만 원 선에 형성돼 있다.
중·대형과 소형 평형간 전세가 상승폭이 가장 크게 벌어진 곳은 강동구로 소형 평형 아파트가 3개월 간 3.82% 상승률을 나타낸 것에 비해 25.7평형 이상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5.34%가 올라 중·대형과 소형 전세가의 변동률이 1.52% 가량 벌어졌다. 그 뒤를 이어 양천구가 전용면적 25.7평형 미만 전세가가 3.48% 상승한 것에 반해 25.7평형 이상이 4.96% 상승해 1.47% 가량 차이를 보였다. 강북구 역시 25.7평형 미만 아파트 전세가가 8월 말 대비 1.81% 가량 오른 반면 중·대형 평형의 경우 3.17% 상승해 평형 간 변동폭의 차가 벌어졌다.
8.31대책 후 전용면적 25.7평형 이상 중대형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도 강동구로 5.34%를 기록했고 강남구(5.15%), 양천구(4.96%), 관악구(4.79%) 등이 뒤를 이었다. 전용면적 25.7평형 미만의 소형평형의 경우 강남구(5.77%), 송파구(3.98%), 강동구(3.82%), 도봉구(3.79%), 순으로 전세가 오름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단지로는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1차 50평형은 8.31대책 직전 대비 3개월 간 1억 2,000만 원 가량 오른 4억 5,500만 원 선에 전세가가 형성돼 35.82%의 상승률을 보였다. 58평형은 같은 기간 동안 매매가가 8.77%가 오른 데 반해 전세가는 무려 20.78%가 뛰어 매매가 2배 이상의 오름세를 띠고 있다. 그러나 다른 평형과 달리 이 단지 34평형의 경우 전세가 오름폭은 4.76%에 그쳐 중·대형과 소형간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영등포구 영등포동 당산푸르지오의 경우 최근 3개월 간 중대형 평형인 41평형이 9.09%, 58평형이 5.26%, 30평형이 2.86% 상승하는 등으로 오름폭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소형 평형인 24평형과 32평형의 전세가는 꿈쩍하지 않아 소형과 중대형 평형간 전세가 움직임의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지 중개업자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은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전세 매물이 드물게 나오고 있으나 중·대형 평형의 임대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소형 평형보다 전세가 상승폭이 큰 편이다.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한양의 경우 35평형 전세가가 13.64% 상승한 반면 25평형은 보합을 유지했다. 또 이 단지의 소형평형인 16평형은 오히려 -3.85%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내는 등 평형에 따른 전세가 오름폭 폭의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성북구 길음동 대우푸르지오 41평형의 전세가는 8.31대책 직전 대비 현재 20% 상승해 2억 1,000만 원 선이며 50평형이 9.30% 올라 2억 3,500만 원 선이다. 반면 33평형이 6.90%, 23평형은 1.89% 상승에 그쳐 중·대형 평형에 비해 오름폭이 크지 않았다. 성북구 길음동 OK공인 관계자는 “인근 대일외고 수시 합격 등으로 전세 수요가 늘었으나 중·대형 평형 전세 매물이 들어가면서 이 평형대의 전세가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학군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전세가가 오르기는 목동 아파트 단지 역시 마찬가지. 이중 3개월 간 전세가의 두드러진 상승폭을 보인 곳은 14단지다. 양천구 신시가지14단지 55평형은 8.31직전 3억 2,500만 원 선이던 전세가가 현재 4억 2,500만 원 가량에 형성돼 30.77%의 상승률을 나타나고 있다. 같은 단지 39평형은 이 기간 동안 13.73%의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 3개월 간 이 단지의 중·대형 평형 전세가가 크게 뛴 반면 이 단지 소형 평형은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20평형과 27평형, 30평형은 8.31 대책 발표 직전과 변함없이 보합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 단지의 경우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학군 좋은 곳으로 이사를 하려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전세수요는 많으나 높은 주거만족도로 중·대형 평형의 매물이 적은 편이다. 또 8.31대책 등의 영향으로 중·대형 평형의 경우 보유자들이 거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전세가 강세에 한 몫 했다. 양천구 신정동 미성공인 홍미순 대표는 “2주택 보유자들이 소형 평형을 팔고 중·대형 평형에 거주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면서 중·대형 평형 전세 매물이 드물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