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치킨시장 진출…골목상권 침해 우려
치킨사업으로 실적 악화의 늪 벗어나나
2014-12-01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사조그룹이 치킨사업에 진출하면서 부진했던 영업실적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주력 사업인 횟감용 참치 조업이 환율 변동과 어가 상승에 흔들리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사조그룹은 최근 치킨프랜차이즈 기업 참바른이 운영하는 신생 브랜드인 ‘굿앤닭’과 제휴를 맺고 본격적으로 치킨 가맹 사업에 뛰어들었다.영세 사업자나 브랜드 교체를 원하는 점주들을 대상으로 간판비용 전액 및 초기 물품 등 파격적인 초기투자비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사조그룹이 치킨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데는 주력인 수산업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되자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지난달 28일 실적을 발표한 사조그룹의 계열사인 사조해표와 사조대림 모두 1400억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수십억원에 불과했다.특히 수산물 가공업체인 사조대림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관련업계는 재무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계열사들의 수익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사조그룹이 치킨프랜차이즈 업체와 손을 잡고 재료를 공급하려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하지만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데 입을 모았다. 현재 국내 치킨시장은 총 250여개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와 자영업자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치킨 매장은 한 골목 건너 한 집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과포화 상태, 이른바 ‘레드오션’이다.업계 1위인 BBQ의 점유율이 6%에 불과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굿앤닭의 성공 가능성은 사실상 의문부호다.이에 동종업계인 BBQ의 한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치킨)프랜차이즈 점포들이 많고 실패로 돌아가는 경우 또한 많다”며 “기존 자리를 잡은 업체들로 인해 신규 대기업이라도 성공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라고 전했다.또한 사조의 치킨시장 진출은 어김없이 수면위로 올라오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가 아니냐는 빈축도 사고 있다. 사조그룹은 지난 10월 치킨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면서 거대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의 진출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참바른이 운영하는 신생 치킨 프랜차이즈 ‘굿앤닭’이 식품 기업인 사조그룹과 제휴를 맺고 치킨 가맹 사업에 진출한다”며 관계가 없는 업체를 통해 진출한 것처럼 전했다.이렇듯 대기업들이 치킨사업에 진출할 경우 생계형 사업으로 치킨집을 운영하는 영세업자들의 피해가 가장 큰 문제다. 연매출 2조원이 넘는 사조그룹이 자본력을 앞세울 경우 영세 치킨 업체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녹록치 않은 환경에서 사조그룹이 치킨사업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