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역쇼루밍족'을 잡아라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경하고 온라인서 직접구매...차별화 마케팅 주력
2015-12-01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서울 구로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수민씨(31세)는 최근 들어 쇼핑패턴이 바뀌었다. 저렴한 가격만 쫒아 온라인 구매를 자처했던 그는 이제 제품 정보만 온라인을 통해 얻을 뿐, 직접 눈으로 체험 후 오프라인을 통해 구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김씨는 “매장에서 확인한 제품이 온라인에 없는 경우도 잦은데다,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지 못하고 구입한 제품의 경우 실제 만족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다”며 “싼 가격만이 ‘득템’했다는 인식도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고 전했다.유통업계가 역쇼루밍(온라인에서 상품을 먼저 보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소비자)족에 포커스를 맞춘 대응전략 마련해 고심,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잰걸음이 한창이다.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는 온라인 브랜드 입점을 대폭 강화해 ‘역쇼루밍족’을 적극 공략 중이다. 영플라자는 현재 40여개 브랜드를 신규 영입하고, 이 중 25%에 해당하는 10개 브랜드는 온라인 브랜드로 구성해 인기를 얻고 있다.롯데백화점은 지난 2012년 온라인쇼핑몰 ‘스타일난다’ 매장을 영플라자에 처음 선보인 이후 온라인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킨 바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에서 옷을 선택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고 구매하는 역쇼루밍이라는 새로운 쇼핑 형태를 창충해낸 것.온라인종합쇼핑몰 롯데닷컴은 스마트폰으로 백화점 명품을 검색해 주문하고 매장에서 바로 집어가는 온오프라인 통합 쇼핑 서비스가 잇달아 등장시켰다.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보며 가격을 비교한 후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쇼루밍족’을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다시 끌어들이려는 행보다.이를 위해 롯데닷컴은 스마트폰으로 롯데닷컴에서 주문한 상품을 전국 9개 롯데백화점 매장에서 수령하는 ‘스마트픽 2.0’ 서비스를 통해 편의성을 높였다.원하는 날짜에 가까운 백화점 매장에서 물건을 받을 수 있고, 의류 및 신발 크기나 색상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구매하거나 다른 상품으로 교환 가능하다. 또 매장 직원 상담이나 맞춤 수선 등 백화점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여기에 온라인 쇼핑의 약점인 배송이나 교환·반품 불편을 해결하고, 저렴한 온라인 쇼핑 가격으로 구매하면서 백화점 매장 수준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온라인 쇼핑 이용자를 백화점 매장으로 끌어들여 추가 구매와 충성도 제고를 노렸다.스마트픽 2.0은 또 인기 상품 큐레이션과 메신저로 선물하기 등 모바일 쇼핑 특화 기능을 강화했다. 카카오톡으로 상품권을 선물하면 받는 사람이 매장에서 원하는 색상이나 크기 제품으로 골라갈 수 있다.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을 결합, 모바일 환경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최적화했다”며 “언제 어디서나 꼼꼼히 골라 알뜰하게 구매하는 스마트 쇼핑족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스마트픽 2.0은 롯데백화점 본점과 영플라자점, 영등포점 등 9개점 130여개 브랜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백화점 취급 상품 외에 일반 패션 브랜드 상품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갤러리아백화점도 온라인 쇼핑몰과 모바일 앱에서 고른 상품을 매장에서 수령하는 ‘픽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쇼핑할 시간이 충분치 않은 직장인 등을 겨냥, 백화점 취급 물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원하는 날짜와 매장에서 받을 수 있게 했다.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물품에 대한 사전 정보를 최대한 수집한 뒤 오프라인 매장에서 최적 상품을 구입하는 역쇼루밍족이 늘고 있다”며 “실제 매장에서 입어보고 발라보는 등 스스로의 체험에 따른 만족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의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존 쇼루밍족을 끌어들이기 위한 업체들의 차별화된 마케팅이 치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