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부권에서 제2의 밀양사태 우려

'765㎸ 신경기변전소 반대' 5대 종단 및 시민사회단체 힘 모아

2014-12-01     김동환 기자

[매일일보 김동환 기자] 경기동부권 여주ㆍ이천ㆍ양평ㆍ광주 등 4개 시군 5개 지역의 신경기변전소와 송전선로 건설계획 전면 백지화 요구가 한전이 사업을 강행할 경우 자칫 제2의 밀양송전탑 사태가 우려된다.

한전이 수도권 지역에 건설하려는 '신경기변전소'에 대해 경기지역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지역주민들이 반대운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1일 천주교, 원불교, 기독교, 불교, 천도교 등 5대 종단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오전 11시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경기변전소와 송전선로 건설계획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한전이 여주, 이천, 양평, 광주 등 4개 시군 5개 지역을 신경기변전소 후보지로 발표해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주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방적인 부지선정계획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변전소건립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에 기인한다"고 비난했다.

특히 "재생가능에너지, 천연가스 발전 등 지역분산형 에너지를 늘리고, 전력수요를 줄여나가면 대규모 발전소와 변전소를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신경기변전소 예비후보지인 여주와 광주지역 주민 40여명이 참석해 '765㎸ 신경기변전소 OUT!!'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변전소 건립 반대를 외쳤다.

변전소건립 후보지인 여주 주민 지강근씨는 "76만5천볼트 신경기변전소가 코앞에 들어서는 것이 무섭고 두렵다"며 "정부는 기업에 값싼 전기를 공급하는 정책만 하지 말고, 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대안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또 갈릴리 교회 이종철 목사는 "경기도 전체에 송전선로를 깔려는 것에 도민이 모두 나서서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고, 천송교회 이동순 목사도 "괴물같은 변전소가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대 종단 성직자와 시민사회단체는 신경기변전소 예비후보지인 5개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종교계, 시민사회, 정당들이 함께 참여하는 가칭 '신경기변전소 반대 경기지역 시민대책위원회' 결성을 제안했다.

천주교 수원교구 양기석 신부는 "이미 70여개 단체가 신경기변전소 건립 반대운동에 동참했으며, 앞으로 지역내 반대주민들과 연대해 구체적인 활동으로 올바른 에너지정책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전은 신울진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해 2019년 말까지 765kV 옥외 GIS변전소, 765kV 철탑 170기 등 신경기변전소를 짓기로 하고 지난달 경기동부지역 5곳을 후보지로 발표했다.

후보지는 이천시 마장면 관리, 광주시 곤지암읍 삼합리, 여주시 금사면 전북리와 산북면 후리,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이다.

당초 한전은 9월 말 입지선정위원회에서 후보지를 확정하려 했으나 해당 지역 주민과 시·군 의회가 반발하자 다음 달 말로 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