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성장 둔화속 주머니만 얇아진다
실질소득 증가율 2년6개월 새 최저
2014-12-04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 경제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한국 경제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득 마저 정체돼 내수 침체가 장기화될 전망이다.4일 한국은행과 KDI(한국개발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 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12년 1분기 0.3% 이후 2년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전분기 대비 실질 GNI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1.9%로 상승했다 3분기와 4분기 각각 1.0%, 올해 1분기 0.5%로 낮아진뒤 2분기 1.1%로 상승했다 다시 0%대로 떨어졌다.실질 GNI는 국내 경제 활동에 초점을 맞춘 실질 국내총소득(GDI)과는 달리 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GDI에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반영해 산출한다.한국 국민이 외국에서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제공한 대가로 받은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 생산 활동에 참여해 번 소득을 뺀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전분기 3조1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김성자 한은 지출국민소득팀 과장은 “지난 3분기 교역조건이 전분기보다 악화된 측면이 있는데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도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실질 소득이 정체되면서 국민들의 지갑도 닫히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KDI는 0%대의 GDP디플레이터를 근거로 한국이 지난 90년대 일본의 디플레이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GDP디플레이터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반영하는 물가지수로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선행하는 지표다.지난해 1분기 0.6%를 기록했던 GDP디플레이터는 2분기 0.8%, 3분기 1.1%, 4분기 0.3%에 이어 올해 1분기 1.0%를 기록했지만 3분기 0.0%로 뚝 떨어진 숫자를 두 개 분기 연속 유지했다.디플레이션은 통상적으로 경제 전반에 수요와 공급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기업도산과 실업이 늘고, 이는 수요를 더욱 위축시켜 물가하락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이런 우려에 대해 조용승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2000년 이후 추이를 분석한 결과 GDP 디플레이터와 소비자물가는 선행성보다는 동행성이 크다”며 “특히 수출입 의존도가 100%를 넘는 한국과 3분의 1 수준인 일본의 경제 구조가 다른 만큼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한편 KDI는 이날 발표한 월간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느려지고 있으며 내수 부진에 이어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총수요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민간소비는 전반적인 부진이 지속되고 설비투자는 크게 위축됐으며 수출도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수출이 감소하는 등 개선 추세가 약화된 상태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