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CEO 올해 성적표 ③] ‘최장수 CEO’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정기인사서 유임 확정…내년에도 M&A 통한 영향력 발휘할지 행보 주목
2015-12-08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연임이 확정된 차석용(사진)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주춤했던 ‘CEO 효과’를 재발휘해 건재함을 과시할 지 주목된다.8일 재계에 따르면, 차 부회장은 지난달 단행된 LG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유임이 확정, 그룹 내 최장수 전문경영인이란 타이틀을 지켰다. 차 부회장은 1985년 미국 P&G 사원으로 입사한 뒤 1999년 한국P&G 사장에 올랐다. 이후 2001년 해태제과 대표이사를 거쳐 2005년 1월 LG생활건강 사장에 합류했다. 지난 2011년 12월에는 LG그룹이 외부에서 영입한 경영인 중 처음으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앞서 재계 안팎에서는 그를 둘러싼 퇴진설 등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실제로 차 부회장은 지난 3월 핵심 계열사인 ‘더페이스샵’과 ‘코카콜라음료’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퇴진설이 불거졌다.여기에 6월에는 차 부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LG생활건강의 지분 전량을 처분해 그의 퇴임 혹은 이동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그러나 차 부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온갖 추축을 뒤엎고 그룹 부회장단 중에서 전문경영인으로는 최장수인 11년째 장수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맡게 됐다.그가 구본무 회장의 신임을 얻은 데는 그간의 공로가 탁월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차 부회장이 영입된 시기인 지난 2005년 이후 LG생활건강의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은 크게 호전됐다.특히 그는 ‘M&A’ 귀재다운 면모로 취임 이후 현재까지 총 13건의 M&A를 성공시키며 기업의 덩치를 키웠다.일례로 코카콜라음료를 지난 2007년 말에 사들여 1년만에 흑자 기업으로 전환, 2009년에는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에는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 2011년에는 해태음료, 2012년에는 바이올렛드림과 일본 화장품 업체 긴자스테파니를 잇따라 인수했다.지난해 1월에는 일본 건강기능식품 통신 판매 업체 에버라이프를 인수했고 같은 해 7월에는 캐나다 바디용품업체 Fruits & Passion을 인수했다. 또한 영진약품 드링크사업부문을 인수해 성장하고 있는 건강음료 및 기능성음료 시장 확대에도 주력했다.이에 따라 괄목할만한 실적 성장도 이뤄냈다.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은 4조3262억원, 영업이익은 4964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2005년 당시 1년에 1조원에 밑돌던 회사는 한 분기에 1조원을 끌어 올리며 일각에서는 ‘차석용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향력을 증명해보였다.여기에 37분기를 맞아 기록이 깨지긴 했으나, LG생활건강의 분기 영업이익은 차 부회장 취임 이후 36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성장세를 잇기도 했다.또한 LG생활건강은 올 3분기 매출액 부문에서 아모레퍼시픽을 제쳤다. 올들어 LG생활건강이 분기별 매출실적에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넘어선 것은 이번 3분기가 처음.LG생활건강의 3분기 매출액은 1조2305억원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조2090억 원을 상회했다. 특히 이 같은 선전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3조 5011억 원을 기록, 아모레퍼시픽그룹(3조5255억 원)과의 격차를 좁혔다.업계 한 관계자는 “퇴임설 등 각종 소문에도 불구하고 연임이 확정된 건 그가 구본무 회장의 신뢰를 여전히 받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M&A 귀재답게 내년에도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실적 개선은 물론 해외사업에도 속도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