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편의점 상품, 컵얼음과 소주 판매 강세
2015-12-09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올해 편의점 베스트 상품은 아이스 음료를 부어 마실 수 있는 ‘컵얼음’ 과 경기 침체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소주’가 선전했다.연말을 맞아 국내 편의점 ‘빅3’ 브랜드인 CU(씨유), GS25, 세븐일레븐이 올해 1월~11월까지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2014년을 빛낸 상위 20위 상품을 9일 발표했다.△CUCU는 지난해 처음으로 ‘바나나우유’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판매 순위 1위에 오른 ‘델라페 컵얼음’이 2년 연속 왕좌를 차지했다. 특히 압도적인 판매 수량을 보이며 판매 2위인 ‘바나나우유’보다 약 2.8배나 더 많이 팔렸다.편의점 컵얼음의 판매가 이렇게 높은 이유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이스드링크 외에도 탄산음료, 냉장주스, 차음료 등 다른 음료들과의 섞어 마시기가 다양하게 시도되면서 개별 판매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말 그대로 600원짜리 조연이 주연이 된 것. 올 한 해 동안 CU에서 팔려나간 컵얼음만 해도 무려 4600만개나 되고 6~8월 여름철 점당 일평균 판매량은 커피 판매 1위 ‘레쓰비’보다 약 8배나 높게 나타났다.전체 순위를 살펴보면 1~4위 순위는 ‘델라페 컵얼음’부터 ‘레쓰비 마일드’까지 지난 해와 동일하지만 5위아래부터는 순위 경쟁이 치열했다.‘제주삼다수’가 지난해 8위에서 5위로 껑충 뛰었고 PB제품인 ‘미네랄워터’ 역시 기존 제품보다 30~40% 저렴한 알뜰한 가격을 앞세워 단숨에 6위까지 치고 올랐다.실제 생수는 최근 1인 가구 증가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25.2%나 매출이 증가했다.이에 반해 해마다 꾸준히 판매 상위권을 지켜오던 맥주는 올해 체면을 구겼다. SNS를 통해 퍼진 루머가 논란이 되면서 지난 해 5위였던 ‘카스캔’은 올해 9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매년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던 ‘츄파춥스’도 올해는 순위 밖으로 밀려났고 대신 ‘박카스F’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GS25GS25 고객들은 마시는 상품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GS25가 1월~11월까지 상품별 판매수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9위에 이름을 올린 ‘츄파춥스’를 제외한 모든 상품이 마시는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3년간 GS25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 연속 1위에 오른 ‘아이스컵’은 여름철 아이스음료를 부어서 마실 수 있도록 테이크아웃컵에 얼음이 들어 있는 상품으로 올해만 5100만개가 판매됐다.이 판매수량은 대한민국 국민이 거의 1인당 1잔을, 서울 주민이 1인당 약 5잔을 마실 수 있는 수량이다.보통 아이스음료가 6월~9월까지 4개월 동안 판매가 집중되는 것을 감안하면 1달에 평균 1270만잔이라는 엄청난 판매를 기록한 것.또 대용량 생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 2위에 이름을 올렸다.GS25 PB상품인 ‘함박웃음맑은샘물2L’는 판매 가격이 1000원으로 GS25에서 판매하는 생수 중 L당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편의점의 특성상 소용량 상품이 잘 팔린다는 법칙을 무너뜨리며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 2위에 올랐다.3위와 8위는 각 ‘참이슬’과 ‘카스캔355ML’가 차지하며 한국인의 주류 사랑을 보여 줬으며 2011년까지 부동의 1위였던 빙그레 ‘바나나우유’가 4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음을 증명했다.이 밖에도 ‘박카스F’와 ‘레쓰비마일드’, ‘생수(500ml)’가 GS25 고객들의 선택을 받으며 한국인의 마시는 상품 사랑을 확인시켰다.구충훈 GS리테일 편의점 음료 MD는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무더운 날이 적었고 비도 많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시는 상품이 지속적인 인기를 끌었다”며 “편의점에서 시원하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마시는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세븐일레븐 같은 경우 판매 베스트 상품에선 소주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처음처럼’, ‘참이슬클래식’ 등 다른 소주 상품들도 순위가 각각 5단계와 1단계식 오르며 승승장구했다.그간 편의점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오던 ‘바나나맛우유’가 ‘참이슬360ml’에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 앉은 것.이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어려운 체감경기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소주 판매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지난 2010년 12월부터 세븐일레븐 상시 가격 인하 정책의 일환으로 ‘참이슬’ 등 소주 3종을 경쟁사 대비 20% 저렴하게 판매하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음료 시장에선 ‘박카스F’가 전통의 강자 ‘레쓰비’를 누르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전체 순위도 지난해 4위에서 올해 3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박카스F’와 ‘레쓰비’는 올 한해 치열한 선두 다툼을 이어갔지만 ‘박카스F’가 여름철 성수기에 강세를 보이면서 최종 승리를 차지했다.그리고 올해는 컵커피와 탄산음료 상품이 처음으로 베스트 20에 이름을 올렸다. 컵커피 ‘매일 카페라떼마일드’는 지난해 26위에서 7단계 순위가 상승하며 18위에 랭크됐고 ‘코카콜라250ml’는 21위에서 19위로 순위가 올라 신규 진입에 성공했다.한편 베스트 20 내 신규진입 상품은 지난 2011년엔 9개였지만 올해는 단 2개에 머물렀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베스트 상품 반열에 오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중장년층의 사회 활동 증가로 이들의 편의점 이용률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 20~30대 위주에서 벗어나 전 세대를 아우르는 소비 채널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소비 트랜드 변화에 발맞춰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편의점 대표 상품 타이틀을 위협하는 새로운 베스트 상품들이 출현할지 귀추가 주목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