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 최초로 400조원 넘어
지난달 가계 은행빚 7조원 급증
2015-12-10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최초로 400조원을 돌파했다. 가계대출은 11월 한 달간 6조9000억원 급증해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했다.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554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8670억원 늘었다.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10월에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6조9373억원 증가했다.올해 8월 LTV·DTI 규제가 완화된 이후 4개월간 은행 가계대출은 22조원 증가했다. 특히 10∼11월 두 달간 집중적으로 14조원이 불었다.주택담보대출이 계속해서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집단대출, 전세대출 포함) 잔액은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섰다. 한 달 새 5조9000억원이 불어 잔액은 400조7000억원이 됐다.한승철 한은 금융시장팀 차장은 “부동산 관련 대출규제 완화와 대출금리 하락 효과가 맞물리고 주택 거래도 늘어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8500가구로 예년 평균을 크게 뛰어넘었다. 2008∼2013년 11월의 아파트 거래량 평균은 4만7000가구다.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한 달 새 1조원이 늘었다.기타대출은 9월 2000억원, 10월 9000억원 등으로 3개월 연속 확대되는 추세다. 기타대출 증가 폭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1조1000억원) 이후 1년 3개월만이다.은행의 기업 원화대출(잔액 677조8000억원)은 월간 증가 폭이 10월의 7조2000억원 에서 지난달 4조1000억원으로 축소됐다.대기업 대출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등 10월에 기업대출을 늘렸던 특이요인이 사라지면서 잔액이 8000억원 줄었다.그러나 중소기업 대출은 연말 실적평가를 앞둔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과 기술신용대출 확대 등으로 증가 폭이 4조5000억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늘었다.은행 수신(잔액 1238조7000억원)은 월간 증가 폭이 10월의 7조3000억원에서 지난달 21조원으로 크게 확대됐다.대출이 늘어난 데 따라 수시입출식예금으로 결제성 자금이 대거 들어왔고, 11월 말일이 휴일이었기 때문에 대출 상환과 세금 납부가 이달 초로 연기됐기 때문이다.자산운용사의 수신 증가 규모는 21조8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금리 메리트가 축소된 머니마켓펀드(MMF) 수신이 1조2000억원 줄어들고, 주가 반등으로 저가 매수 유인이 떨어진 주식형펀드(2조1000억원→5000억원)와 신종펀드(4조2000억원→1조1000억원) 증가 폭이 축소된 영향을 받았다.한은이 이날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시중통화량(M2)은 전달보다 0.8% 늘어난 2049조800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M2 증가율은 7.5%로 전월(7.1%)보다 소폭 늘었다.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M1),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언제라도 현금화해 사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을 포괄하는 유동성 지표로 M2 증가율이 높을수록 시중에 풀린 돈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한은은 11월 중 M2는 10월보다 상승한 7% 후반대(전년 동기 대비)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민간신용이 은행대출과 유가증권 투자 확대로 크게 늘어난데다 국외 부문 통화 공급도 경상수지 호조,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 유입의 영향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