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지고’ 반도체 ‘뜨고’…10대 수출 품목 변천사

무역협회 “주력품목 다양화 필요”

2015-12-15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시대 상황과 업황에 따라 주요 수출품목 명단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15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25년 전인 1990년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품목은 의류였다. 그해 의류는 76억 달러 어치가 수출돼 전체 수출액 650억1600만 달러의 11.7%를 차지했다.의류는 다음해에도 71억 달러 어치가 수출돼 1위를 유지했으나 1992년 반도체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65억 달러)로 내려앉고 나서 1994년까지 3년간 2위를 유지했다.하지만 1995년엔 2위 자리마저 자동차에 내주며 8위(47억 달러)로 급전직하하더니 1997년엔 급기야 10위권 리스트에서 사라져버렸다.1990년 3위(43억 달러)를 차지했던 신발은 1991년 5위, 1992년 6위, 1993년 10로 떨어지더니 이듬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인조장섬유직물은 1990년대 5∼6위를 꾸준히 유지했지만 1999년 10위를 차지한 것을 끝으로 역시 10위권에서 멀어졌고 7∼8위권을 차지했던 음향기기도 1995년 10대 수출품목 명단에서 자취를 감췄다.반대로 자동차는 1992년까지 9∼10위를 맴돌다 1993년부터 수출규모가 늘어나면서 3∼4위권으로 단숨에 급부상했다.이후 매년 반도체에 밀려 2∼3위를 맴돌던 자동차는 2004년 반도체를 6100만 달러의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다시 반도체에 밀려 최근까지 2∼3위권을 맴돌고 있다.수출액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반도체는 2004년 자동차에 1위를 내준 데 이어 2008년엔 무려 5위로 밀려났고 2009년엔 2위, 2011년엔 3위를 기록하는 등 대만업체들의 공세와 공급과잉 등으로 부침을 겪었다.1990년대 초반엔 10위권에 들지 못했던 석유제품은 1996년 9위로 진입한 데 이어 매년 10위권을 지켰다.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도 지난 2011년 반도체와 석유제품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기도 하는 등 매년 10위권을 벗어나지 않는 꾸준함을 보였다.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는 1999년 6위로 혜성처럼 10위권에 처음 등장한 이래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고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는 2006년부터 10위권에 들었다.무역협회 관계자는 “기술개발과 신제품의 등장, 국내 산업계의 업황과 전 세계 수요의 급변 등에 따라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들도 상당한 변화를 겪어왔다”면서 “10대 수출품목이 전체 수출금액의 50∼6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주력 품목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