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CEO 올해 성적표 ①] ‘고달픈 1위’ 신한카드 위성호 사장

"20년 체득한 DNA 버릴 각오해야"

2015-12-1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취임 이후 두 번째 조직 개편을 단행한 위성호(사진) 신한카드 사장의 업계 ‘1위 굳히기’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위권 카드사들의 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위 사장은 빅데이터 강화 및 현장 책임 영업 활성화를 통해 미래시장 판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는 카드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미래지향적 조직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조직개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위성호 사장이 취임한 이후 두 번째 조직개편이다.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신한카드는 미래의 먹거리 창출을 위해 기존 전략영업부문을 신성장부문으로 전환해 산하에 핀테크사업팀과 신사업팀, 글로벌사업팀을 둔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영업부문 내에는 영업총괄본부를 신설해 영업추진력 강화를 꾀했다. 해당 본부에는 ‘Code9추진팀’을 신설해 내년부터 코드나인을 전사적 마케팅 차원으로 확산하기로 했다.기존 BD마케팅팀 외에 BD컨설팅팀을 신설하면서 빅데이터(Big Data) 경영체계를 대표하는 부서도 새로 개설됐다.영업부문의 강화와 장기적 발전을 위한 신수익원 창출 의지는 위 사장의 첫 조직 개편에서부터 그대로 이어져 온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위 사장 체제 하에서 실시된 첫 번째 조직 개편에서 신한카드는 영업부문을 이원화하고 지점 영업 단위에서는 가맹점·할부·채권 파트장 체제를 도입해 영업력 강화를 꾀한 바 있다.또 장기적인 발전을 이끌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빅데이터센터와 금융영업본부, 브랜드전략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신한카드의 이 같은 ‘자기 혁신’은 카드업계의 위기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전체 신용카드 발급 수는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체크카드의 소액결제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업체와의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이에 위 사장은 지난 10월 충북 충주에서 이틀간 열린 ‘하반기 전사 대토론회’에서 “카드업을 뒤흔들 무서운 변화가 진행 중”이라며 “20년 넘게 체득한 카드 DNA를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한카드는 여전히 앞서 나가고 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신한카드 이용실적은 89조2405억 원을 기록해 1위 자리를 지켰다. 영업실적 역시 영업이익 6608억 원, 당기순이익 5078억 원으로, 2위를 기록한 삼성카드를 크게 앞질렀다. 올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합산한 개인고객 카드이용액이 업계 최초로 10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그러나 연간 사용액이 200조원이 넘는 법인카드 시장에서는 지난해 4월 전업 카드사로 새롭게 출범한 우리카드에 밀려 2위 자리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가, 개인 할부와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수익성 높은 영업부문에서의 성과도 미진한 만큼 내실 다지기가 시급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이 같은 상황에서 위 사장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의 빅데이터 사업 확장과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카드 등을 꺼내든 셈이다.신한카드 관계자는 “카드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해 리딩 컴퍼니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