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CEO 올해 성적표 ②]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절반의 성공'

현대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협상 문제 등 숙제 남아

2015-12-18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지난 3월 공식 취임 이후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원기찬(사장) 삼성카드 사장은 “삼성의 1등 DNA를 삼성카드에 접목 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삼성카드는 올해 1월부터 9월 사이 순이익이 급증해 3분기까지 37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2197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72% 늘어난 수치다.이달 1일 단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유임된 것도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1위를 향한 의지도 여전히 확고하다. 원 사장은 지난 9월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해 2~3년 안에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원 사장은 “유통, IT 등 다양한 이종 업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시장을 개척하겠다”며 “이를 위해 앞으로도 새로운 시각을 갖춘 실무 인력들을 보강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해결되지 않은 불안요소 역시 남아 있다.현재 가장 목전에 닥친 숙제는 내년 3월 계약 만료 시점이 도래하는 현대차와의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협상 문제다.삼성카드의 복합할부금융 취급액은 약 1조3000억 원으로 시장점유율은 28%에 달한다. 그러나 해당 수치는 50%룰이 적용되기 이전인 지난해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취급액이 더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복합할부 금융 수수료율에 따라 향후 실적이 좌우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문제는 현대차와의 가맹점 수수료율 입장 차이가 상당한 만큼 평탄하게 의견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현재 원 사장은 내년 3월 현대차와 가맹점 계약이 만료되는 즉시 현대차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어낼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준법경영과 윤리경영에 대한 우려도 원 사장의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최근 금융감독원은 삼성카드에 대한 종합 검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삼성카드에 기관주의와 함께 2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임직원 17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청했다. 자사 소속 신용카드 모집인의 불법행위를 알고도 묵인했기 때문이다.또 할부금융 위탁판매 제휴업체 등에게 고객의 연체정보 등 개인 신용정보가 담겨있는 자사 할부금융 업무취급 시스템에 대한 조회권한을 부여하는 등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역시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인력구조조정 과정에서 꼼수를 사용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원 사장은 지난달 장기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자회사 전적, 창업·재취업 휴직 등을 돕는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이 사실상 이름만 다른 구조조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원 사장이 고용 안정보다는 인력 감축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삼성카드 측은 이는 사실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삼성카드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은 직원의 복지 차원에서 시행된 것으로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직원들을 위한 순수한 조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