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땅콩회항’ 유탄 맞고 리더쉽 흔들
‘대한항공 취업 청탁’ 뒤늦은 공론화에 곤혹스러운 입장 처해
與 “너나 잘 하세요”…野조경태 “당에 피해…거취 결정해야”
2015-12-18 한아람 기자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의 파장이 정치권에도 미치고 있다.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여당 실세로 있었던 지난 2004년 당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처남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문 비대위원장은 김성수 대변인을 통해 “당시 미국에서 직업이 없던 처남의 취업을 간접적으로 대한항공 측에 부탁한 사실이 있다”며 일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직접 조양호 회장에게 부탁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문 위원장은 “처남이 문 위원장의 지인과 함께 대한항공을 방문해 납품계약을 부탁했는데, 대한항공이 이를 거절하면서 취직 자리를 알아봐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처남은 당시에는 이 제안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나중에 (대한항공 측의 도움을 받아) 미국의 다른 회사에 취업했다”면서 “문 위원장은 이 같은 사실을 송사에서 처음 알았다고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정치인생을 걸고 한 번도 자식이나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고, 그런 자부심으로 정치인생을 버텨왔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가족의 송사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대단히 부끄럽다”고 말했다.새누리당은 이번 청탁사건으로 야당의 정치 공세 명분이 약해졌음을 강조하며 쓴소리를 쏟아냈다.김진태 의원은 전날인 17일 새정치연합이 자신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것을 언급하며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한항공 인사청탁 혐의 등 자당에 쏟아지는 비판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김 의원은 “권력농단이니 실체도 없는 일에 대해서 특검하자, 국정조사하자 그렇게 정치공세를 해왔는데 그럼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취업 청탁이니 이런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며 반문했다.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문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조경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문희상 의원은 비대위원장 신분에 있는 만큼 당에 여러가지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빠른 시일 내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조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잘못했을 때 야당이 주장했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다. 야당이 특히 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상당히 아쉽고 안타깝다”며 “국민적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문 비대위원장이) 조금 더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 고 촉구했다.그러면서 “지금 현재도 경선 룰이 다 정해졌고, 또 비대위원장은 그야말로 당을 비상적으로 운영해야 할 위치에 있기 때문에 당의 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이른 시일 내에 정리하고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한편 문 비대위원장의 처남 취업알선 논란은 앞서 한 매체가 처남이 문 위원장 부부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 판결문을 인용, 청탁의혹을 보도하며 불거졌다.처남은 재판에서 채권소멸시효기간이 쟁점이 되자 문 비대위원장으로부터 2012년까지 이자 명목의 돈을 지급받았었다고 주장하며 증거자료를 제출했다.처남은 증거자료를 통해 문 비대위원장이 2004년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을 통해 당시 미국에 거주하던 자신의 취업을 부탁, 미국 회사인 브릿지 웨어하우스 아이엔씨에 컨설턴트로 취업해 2012년까지 74만7000달러를 받았는데, 이 돈이 이자 명목이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