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 지분 증여한 이재현 CJ 회장, 승계 작업 본격화
3세 선호씨, CJ올리브네트웍스 3대 주주 등재
2015-12-1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CJ그룹의 3세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이재현 회장의 장남 선호(사진)씨는 최근 이 회장으로부터 280억원어치의 주식을 증여받아 그룹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3대 주주에 등재됐기 때문이다.19일 금융감독원 공시 및 업계에 따르면, 선호씨는 최근 출범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11.3%를 보유한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CJ올리브네트웍스는 IT 서비스 업체인 CJ시스템즈가 헬스·뷰디스토어 CJ올리브영을 합병해 출범한 회사.선호씨는 이 회장의 외아들이자 삼성가 장손으로, 지난해 CJ제일제당에 입사해 현재 사원으로 근무 중이다.그는 지난 해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3~4년 전부터 방학 때마다 국내에서 CJ의 주요 계열사를 순환하며 틈틈이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2010년 이후에는 CJ제일제당, CJ E&M, CJ오쇼핑 등 주요 계열사와 CJ 일본법인 등 해외법인의 영업과 마케팅 부서를 두루 거쳤다.지주사인 CJ는 물론 방계 계열사의 지분도 전혀 없었던 그가 계열사의 주요 주주로 첫 이름을 올린 데는 이 회장(지분 31.8%)이 보유 중이던 지분의 절반인 15.9%를 합병 직전 선호씨에게 증여한 것.선호씨의 이번 지분 취득을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그룹의 승계작업을 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앞서 재계에서는 선호 씨의 경영 참여를 위한 사전 훈련기간이 예상보다 짧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이 회장이 30대 초반 이른 나이에 경영 전면에 나섰던 만큼 오너 공백 장기화 등 비상체제에 놓인 이 그룹에 후계 작업은 사실상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관측에서다.한편 선호씨가 이번 CJ시스템즈의 대주주가 되면서, 동시에 유통업체인 올리브영을 합병것도 ‘내부거래’와 관련한 규제를 피하기 위한 사전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합병으로 이 회장과 선호씨의 지분율이 31.88%에서 22.65%로 떨어져, 지분을 2%만 정리하면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는 것.실제 이 회사 전신인 CJ시스템즈는 지난해만 해도 계열사 물량 비중이 82%에 달할 만큼 내부거래를 발판으로 급성장해왔다.이와 관련 CJ그룹 관계자는 “(3세 승계 용도와 관련)개인증여일 뿐, 확대해석”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