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發, 내년 임원 급여 동결… 재계로 확산되나
포스코·현대중공업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 CEO 급여 반납
2014-12-21 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재계가 불안한 내년을 경계하며 임금을 동결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내년 그룹의 전 계열사 임원 2000여명의 급여를 동결하기로 했다.삼성그룹 각 계열사 인사팀은 사내망을 통해 임원들에게 급여를 동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의 임원 급여 동결은 올해 실적악화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 3분기 실적이 지난해 대비 크게 하락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 부품 계열사들의 실적 역시 삼성전자와 함께 동반 하락했다.삼성의 급여 동결은 2009년 이후 5년여 만이다. 다만 당시 임원을 비롯해 일반 직원들도 임금이 동결됐지만, 내년에는 임원만 급여가 동결된다. 또한 연간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성과인센티브도 제외된다.삼성그룹 관계자는 “어려운 회사 상황에 따라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고통을 분담하고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재계 1위인 삼성그룹이 임금을 동결했다는 것은 그만큼 재계 전반의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보다 일찌감치 임금을 동결한 기업들도 있었다.SK이노베이션도 2009년 이후 첫 임금 동결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임단협을 통해 직원들의 임금도 동결하면서 인건비 절감에 나섰다.SK이노베이션은 앞서 7월 임원들이 연봉의 최대 15%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도 악화된 경영 환경으로 연말·연초 성과급 지급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한화그룹의 한화생명도 임단협을 통해 내년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조선·철강의 업황이 지속적으로 나빠지자 각 업계 1위 주자들도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임원들의 급여 반납이 이어졌다.올해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급여의 30%가량을 임원들이 반납했으며, 지난달에는 권오갑 사장이 회사가 정상화 될 때까지 사장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이미 한 차례 급여를 반납했지만, 권 사장이 무임금 노동을 선언하면서 임원들의 급여가 추가로 삭감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중국산 저가 철강재에 따른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도 지난 3월 권오준 회장과 임원들이 임금 30%를 반납했다.이 같은 급여 동결 행렬은 내년 경기도 올해만큼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을 비롯해 국내 각 업계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에 나섰다”며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 업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어 급여 동결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