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빅3’ 전대 불출마 요구 확산일로

초·재선 의원, 불출마 서명작업 진행 중…김부겸 “조폭동네 영역싸움인가”

2015-12-21     한아람 기자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을 잡기위한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가운데 당내 일각에선 이른바 ‘빅3’인 문재인·박지원·정세균 의원에 대한 불출마론이 제기되고 있다.문재인·박지원·정세균 의원은 지난 17일 일괄적으로 비상대책위원직에서 물러남으로써 사실상 전대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차기 당권을 향한 거물들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셈이다.그러나 당내에서는 일부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빅3’에 대한 불출마 압박이 강해지면서 전대 레이스의 난항을 예고했다.
 실제로 ‘빅3’의 비대위원직 동반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초·재선 및 3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불출마 서명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이 국민 앞에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빅3’가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선 안된다는 논리다.서명을 주도하고 있는 재선의 한 의원은 지난 20일 “처음엔 재선그룹 위주로 ‘빅3’ 불출마론을 제기했으나 이제는 3선과 초선 의원들이 뜻을 함께 하고 있다”며 “오늘 오후에 만나서 얘기를 나눈 뒤 별도의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어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만 바뀌는 게 아니라 사회의 일원인 정당이 바뀌는 것은 더더욱 중요하다”며 “이번 전대를 통해 당이 변화하고 계파와 분파를 뛰어넘어 화합하고 대동단결할 수 있는 정당이 되기 위해선 ‘빅3’는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앞서 지난 15일, 16일 강창일·노웅래·정성호·김영주 의원 등 재선 또는 3선 의원들은 문재인·정세균 의원과 연쇄 회동을 갖고 “당내 화합과 혁신을 위해 출마하지 말아달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주로 비노(비노무현) 성향으로 분류된다.2·8전대 다크호스이자 ‘빅3’의 대항마 꼽혔던 김부겸 전 의원도 불출마론에 힘을 보탰다.김 전 의원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빅3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것”이라며 “여기저기서 (빅3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와서 당의 전대 경쟁 자체가 기존의 친노(친노무현)·비노 프레임에서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판이 대주주들의 계파 대리전처럼 돼 있고 심지어 어떤 분은 조폭 동네 영역싸움이라고 하는 것 같다는 비판도 있다”고 지적했다.이런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과 관련해 4선의 김영환 의원은 지난 19일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과 세력이 전면에 서게 될 것”이라며 통진당의 국회 입성 발판을 마련해준 2012년 총선 공천주도세력인 친노(친노무현)세력의 책임론을 거론했다.김 의원이 제기한 책임론은 사실상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나 이 같은 당내 압박에도 ‘빅3’가 이번 전대에 불출마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빅3’는 비대위 사퇴 이후 당권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번 주 전대 출마를 공식화 할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과 정 의원은 최근 1박2일간 호남 방문 일정을 진행하며 표심다지기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문재인 의원은 당내 ‘빅3’ 불출마론 목소리에 대해 “기존의 흐름을 흔들어보려는 시도들은 좋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목소리들이 분출되는 것이 우리 당의 변화를 위해 굉장히 바람직한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박지원 의원은“제가 당 대표가 되려는 첫째 목표는 친노-비노 대결을 청산해 당 분열을 막고 정권교체를 하자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세균 의원이 불출마해도 나는 나간다”고 출마의지를 분명히 밝히면서 동시에 당 일각의 ‘불출마론’을 일축했다.특히 박 의원은 ‘통합-위하여 캠프’ 구성도 마무리하는 등 당권행보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