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한국…우유·분유·빙과·과자 소비 위축

2015-12-22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저출산의 영향으로 우유·분유·빙과·과자 등의 국내 소비가 수년 동안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된다.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국내 시장에 공급된 우유와 분유의 누적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8%, 15.6% 줄었다. 유산균발효유와 아이스크림류 역시 9.1%, 5.1%씩 뒷걸음질했다.건과자 및 스낵류, 라면류는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으나 증가율이 각각 0.7%로 사실상 정체 상태다.매일유업은 올해 국내 분유 시장 규모를 41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2012년 4970억원에서 지난해 4500억원으로 10% 줄어든데 이어 다시 9% 정도 축소된 셈.시장조사기관 AC닐슨의 추정에 따르면 우유 시장은 작년과 거의 비슷한 1조3734억원을 유지하겠지만, 요구르트(링크아즈텍 추정)는 작년보다 5% 정도 적은 8374억원에 그칠 전망이다.농심의 올해 3분기까지 국내 누적 매출(1조2868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3137억원)보다 2% 정도 줄었다. 스낵류만 따져도 올해 매출(3080억원대)이 작년(3086억원)보다 적거나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3분기까지 빙그레 아이스크림의 매출(2988억원)도 작년 같은 기간(2960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1% 정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올해 역시 뚜렷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다른 제과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수 의존도가 높은 크라운제과의 올해 매출(증권가 평균 추정치 1조614억원)도 지난해(1조1183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이 같은 식음료 시장의 고전에는 세월호 사고와 같은 사회적 이슈, 날씨 등 단기적 요소나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려는 분위기 등도 영향을 미쳤지만, 업계는 보다 근본적 원인으로 ‘저출산’을 지목하고 있다. 분유·우유·빙과·과자류의 주요 소비층인 영유아, 10대 청소년 수가 절대적으로 줄었다는 얘기다.업계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과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농심의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해외법인+수출)은 2억4500만달러로 작년보다 21% 늘었을 뿐 아니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일등 공신은 ‘신라면’으로 해외매출의 약 절반(1억1100만달러)을 책임졌다.특히 농심차이나(중국법인)는 서안·중경 등 서부내륙지역 개척과 적극적 온라인 사업 확대로 1년 사이 매출을 40%나 끌어올렸다. 농심은 법인별 판매망을 확충하고 신규시장 개척을 위한 별도 조직을 신설하는 등 끊임없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빙그레의 ‘메로나’도 해외 매출이 2008년 35억원, 2010년 50억원, 2013년 100억원 등으로 해마다 20~30%씩의 신장률을 보인다. 특히 미국·캐나다·브라질 등 북남미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롯데푸드도 정체된 국내 시장의 대안으로 2007년부터 중국에 파스퇴르 분유를 수출하고 있다. 수출액을 2012년 1800만달러, 2013년 2000만달러, 2014년 3000만달러(추정), 2015년 4000만달러(추정) 등으로 늘려 2018년에는 ‘1억달러 수출’을 달성한다는 게 목표다.매일유업은 우유와 요구르트 수요가 부진하자 ‘골라먹는 우유·요구르트’ 개념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저지방·고칼슘2%’를 출시하면서 무지방(0%)부터 저지방(1%·2%), 일반우유(4%)까지 지방 함량에 따른 각 고객의 기호에 거의 모두 대응할 수 있게 됐다.건강을 위해 당을 뺀 요거트 ‘매일 바이오 플레인’의 경우 출시 한 달 만에 매출이 40%나 늘었고, ‘무균 충전팩’에 담은 유기농 우유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