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매출 1조 달성으로 제약 선진화 기틀 마련

R&D 투자 늘려 신약개발에 더 박차를 가해야

2015-12-23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유한양행이 국내 제약사 최초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특히 올해 유한양행은 고(故) 유일한(사진) 박사가 1926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창립 88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 각별한 의미가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19일까지 1조1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약가인하와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제약업계의 위기 상황 속에서 매출 1조원 돌파를 이뤄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김윤섭 유한양행 사장은 “1조 달성을 이룩한 이 시기를 전환점 삼아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이렇게 유한양행이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베링거와 길리어드 등 다국적제약사의 의약품을 전격 도입해 코마케팅 영업에 나섰던 공이 컸다. 실제로 유한양행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이상 신장하는 데는 코마케팅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이번 유한양행의 1조원 매출 달성은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 모태를 이룩한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국내 제약사가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유한양행의 1조원 돌파는 국내 제약산업이 선진화 진입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그러나 유한양행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유한양행은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신약들이 많다보니 상품매출 비중이 매출 대비 70% 수준에 달한다. 따라서 R&D 투자를 늘려 신약개발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한편 유한양행과 함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녹십자도 1조원 클럽에 가입할지 관심사다. 두 회사는 올 초부터 매출 1조원을 목표로 경쟁 해온 바 있다.

녹십자의 경우 올 3분기까지의 누적매출액은 7173억원으로 4분기 독감백신의 국내 매출 및 해외 수출 등 계절 특수로 1조원 돌파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