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총시즌 본격 개막

2004-03-21     파이낸셜투데이
2003 회계연도 결산 확정과 새로운 지배체제 구축을 위한 금융지주사와 시중은행의 주주총회가 오는 23일부터 30일까지 잇따라  개최된다.     이번 주총에서는 특히 신한금융지주의 라응찬 회장의 조기 연임 확정에 따른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체제의 본격 가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21일 "이번 주총을 통해 지배체제가 새롭게 정비되기 때문에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들간 우위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특히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한국투자신탁과 대한투자신탁, LG투자증권 등의 인수합병 과정에서도 은행간 세(勢) 경쟁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지주는 오는 25일 10시 신한은행 본점 20층 대강당에서 주총을 열어 라  회장과 최영휘 사장의 연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라 회장과 최 사장은 임기 만료일이 오는 9월1일이지만 주총에서 연임안이 통과되면 2007년 2월까지 새 임기가 보장된다.    이에 따라 라 회장은 은행장 3연임과 지주회사 회장 중임이라는 민간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로는 찾아보기 힘든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라 회장과 최 사장의 연임을 예정보다 앞당겨 확정한 것은 임기 말에  생길  수 있는 권력 누수 현상을 방지하고 자회사 등 그룹 임직원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특히 최 사장의 연임과 관련, 최 사장이 향후 조흥과 신한은행 합병 결과에  따라 향후 라 회장의 후계구도에서 선두주자로 부상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25일 오후 2시 본점 22층 영상회의실에서 주총과 이사회를  열어 황 회장 후보를 은행장에 선임하고 이종휘 부행장과 민종구 우리카드사장을 수석부행장에 각각 선임할 계획이다.     황 후보가 오는 30일 개최되는 우리금융 주총에서 회장으로 선출되면  우리금융 의 지배체제는 회장-은행장 겸임체제로 한층 강화된다.    이와 함께 씨티그룹이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한미은행도 오는 30일 오전 10시 한미은행 본점 20층 강당에서 주총을 열어 하영구 행장의 재선임을 조기에  확정할 예정이다.     하 행장은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한미은행 통폐합 이후에도 통합은행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한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시중은행들 가운데 가장 높은 액면가 대비 12%(60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이 오는 26일 주총을 열어 두 번째로 많은 10%(500원)의 현금배당을 주주들에게 줄 예정이다.     한미은행과 우리금융은 각각 3%(150원)과 2%(100원)의 현금배당안을 상정해  놓고 있다.    반면 작년에 적자를 기록한 국민과 조흥, 외환은행은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비상장사인 우리은행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우리금융에 대해 이번에  2천400억원을 배당할 예정이어서 지난 9월말 중간배당 4천800원을 합칠 경우 총 배당금이 6천20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를 배당률로 따지면 21.74%(1천87원)에 달한다.    신한지주는 이번 주총을 안건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키는 종래의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기업설명회(IR) 형태로 열 계획이다.    신한지주는 최 사장 또는 담당임원이 경영현황에 대해 주주들에게 설명을  하고 질문도 받을 예정이다.    또 주총에 참석하지 못하는 주주와 직원들을 위해 주총 실황을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할 계획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주주중시라는 경영목표에 충실하고 기업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주총의 형식에 새로운 변화를 과감히 시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