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CEO 올해 성적표 ④]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시험대 오른 리더쉽’
실적은 ‘무난’...이중결제·카드론 금리 ‘고리 장사’ 문제는 논란
2014-12-29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정태영(사진) 현대카드 사장은 2003년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사장에 취임한 이례 혁신 경영의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다. 그런 그의 올해 성적표는 몇 점일까.일단 수익성에서는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현대카드의 경우 올 3분기 이용 실적은 53조738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 줄어든 반면, 수수료 수익은 1조1372억 원으로 0.1% 늘어났다. 미미한 수치지만 올해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올해 3분기말 기준 8.1%로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 높아졌다.현대카드 측은 지난해 출시한 ‘챕터2’ 카드의 기존에 복잡했던 신용카드 혜택을 간단히 정리해 포인트와 캐시백, 한 곳으로만 몰아주는 서비스가 시장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어내면서 성장에 큰 힘이 됐다는 입장이다.실제 챕터2 출시 이후로 현대카드의 월 평균 발급 수는 2만장 이상 늘어났다. 평균 68만원이던 월 평균 이용액 역시 챕터2 이후 83만3000원으로 27% 가량 늘었다.VVIP 회원 시장에서의 높은 점유율 역시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카드는 ‘더블랙’이라는 연회비 200만 원 이상의 카드를 통해 전체 카드사의 VVIP 회원에 절반 정도인 2000 명의 회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명예도 잇따랐다.정 사장은 국내 금융인 중 최초로 지난 10월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 정 사장의 수훈 사유는 프랑스 건축가를 선정해 건물을 짓는 등 프랑스 문화에 기여한 공이 크고 앞으로도 한국과 프랑스 양국 간 관계 증진에 있어 역할이 기대된다는 점 때문이다.이달 23일에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로 고용노동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653명의 파견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고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현재 현대카드는 전 채용인원의 10%에 ‘스페셜트랙’ 전형을 도입해 서류전형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특정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라고 판단되는 지원자를 채용하고 있다. 또 팀장 이하 모든 직원이 희망 직무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커리어마켓’을 운영하고 있다.최근에는 사내 인사 시스템 개편 과정에서 임직원의 자질과 실적을 분리 평가한 뒤 승진 심사는 실적을 배제한 개인적 역량을 토대로 하겠다고 밝히는 등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통한 혁신 의지 역시 계속 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그러나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지난달 현대카드에서는 내부 전산 시스템 오류 문제로 300명이 넘는 고객의 카드대금 15억 원 가량이 이중 결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사고 경위에 대한 반성이나 구체적 설명 없이 단순히 환불 처리 안내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불거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최근에는 한국은행의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를 거꾸로 큰 폭으로 올려 서민 경제 부담을 덜어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기준금리 인하의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서민들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실제 현대카드는 카드론 금리를 2분기 17.33%에서 17.72%로 0.39% 포인트 올렸다. 이는 금리가 가장 낮은 농협카드보다 무려 5% 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로 3분기 모든 카드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카드론 평균금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