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제7 홈쇼핑’에 욕심내는 이유는?
거대한 유통망 구축 계획…기존 홈쇼핑사들 ‘울상’
2015-12-29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농협이 제7 TV홈쇼핑 사업에 도전한다. 농협은 지난 15일 중소기업유통센터, 수협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공영 TV홈쇼핑 미래창조과학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지난 9일 미래부는 내년 초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 짓는 대로 중소기업 전용 제7홈쇼핑을 출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계획안을 발표했다.당초 유력한 참여 후보로 거론됐던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사업 신청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사실상 농협 컨소시엄이 단독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그런데 정부가 주도하는 제7홈쇼핑에 농협이 개입한 것에 대해 관련 업계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농협은 제7홈쇼핑의 자본금 800억원 가운데 360억원을 투자해 총 지분 45%를 확보한다는 계획이고 나머지는 중소기업유통센터가 400억원, 수협중앙회가 40억원 각각 출자한다. 이를 통해 농협은 FTA체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그러나 농협은 이미 홈앤쇼핑의 지분 15%를 보유한 탓에 중복투자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심으로 농어민을 위한 것이라면 제7홈쇼핑에 개입하는 것 보다 자신들의 지분이 들어가 있는 홈앤쇼핑에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렇듯 농협이 홈쇼핑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을 두고 업계는 유통 채널을 통해 몸집 불리기를 위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홈쇼핑은 지역특산물과 함께 농산물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중요한 홍보 채널이기 때문이다.더구나 농협은 최근 택배사업으로까지 진출해 유통망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홈쇼핑을 통해 농산물을 판매하고 농협택배로 배송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기존 홈쇼핑업계는 우려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현 시점에서 제7홈쇼핑 사업자 진입에 따른 방송 송출수수료가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또한 좋은 채널을 배정받기 위한 업체 간 송출수수료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