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지분매각 징계 놓고 금감원-농협 ‘기싸움’
중징계 사전 통보에 반발...“법적 대응은 징계 확정시 논의”
2015-12-30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농협은행이 지난해 STX그룹과 관련된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가 불거지면서 징계 여부를 놓고 농협은행과 금융감독원 간에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농협은행이 STX그룹에 빌려준 대출금에 대한 손실을 줄이려고 미공개정보를 활용했을 수 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조사를 벌여왔다. STX가 보유하고 있던 팬오션 주식을 지난해 10월 초중순까지 대량 매도했고, 팬오션은 1주일 가량 뒤에 대주주 보유 지분에 대해 10대 1 감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금감원은 채권단에 속한 농협은행이 지난해 팬오션에 대한 채권단 실사에서 팬오션의 감자가 이뤄질 가능성을 엿보고, STX 대출에 대한 담보로 잡고 있던 팬오션 주식을 팔도록 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결과 금감원은 최근 농협은행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중징계를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농협은행 측은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현재 농협은행은 팬오션 주식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실사 결과는 2013년 8월 중순께 나왔고 농협은행은 규정에 따라 STX에 대출에 대한 담보 보강을 요청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손실을 예상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배임에 해당하는 상황인데다가 최종 매각 판단은 STX가 한 만큼 농협은행에 상당한 책임을 묻는 이번 징계 사전 통보안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농협은행 관계자는 “아직 징계가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구체적인 답변은 어려우나 현재로서는 금감원의 중징계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법적대응의 경우 징계가 확정된 이후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