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백화점 VIP 지출 증가…구매액 20%↑

2016-01-05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지난해 경기불황이 장기화되고 다양한 유통채널의 증가 등으로 백화점 매출은 주춤했지만 이른바 VIP(최우수고객)의 씀씀이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결과적으로 전체 매출에서 소수 VIP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이들 ‘큰 손’을 놓치지 않으려는 백화점들의 마케팅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5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명품관 파크제이드 등급(연 2000만원이상 구매) 고객의 지난해 1∼11월 평균 객단가(구매액)는 전년 동기대비 21% 늘었다. VIP보다 한 단계 높은 VVIP급의 지출 증가율도 두 자릿수로 집계됐다.롯데백화점 최상위 고객(전년기준 연 1억원이상 구매)의 작년 1∼10월 객단가는 14.1% 증가했다. 전체 고객 객단가 증가율(4.4%)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이처럼 경기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상류층 소비에 힘입어 이들이 많이 찾는 명품류 매출도 지난해 호조를 보였다.지난해 1∼11월 롯데백화점 전체 지점(신규지점 포함)의 해외 패션(명품브랜드 포함), 해외 시계·보석(명품브랜드 포함)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4% 늘었다.이렇듯 VIP의 꾸준한 소비가 불황에 휘청대는 백화점들의 버팀목이 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도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강화되는 추세다.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1일부터 새해 첫날까지 VIP를 대상으로 ‘신년 해맞이 기차여행’ 이벤트를 진행했다. 본점·잠실점·영등포점 등 8개 지점 우수고객(구매액 등 기준) 중 참가 희망자 600여명은 동해 망상해수욕장에서 첫 해돋이를 볼 수 있었다.현대백화점도 새해를 맞아 오는 14일 우수고객(구매액 등 기준) 약 450명을 초청, 목동점 7층 토파즈홀에서 가수 ‘JK 김동욱’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전통적으로 명품 부문에 강한 갤러리아백화점은 17∼18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한 사교·토론 모임 ‘살롱’을 본 떠 독특한 VIP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고객은 ‘살롱클래스’에서 외부 전문가 강연, ‘살롱콘서트’에서 클래식·재즈 등 음악 콘서트, ‘살롱파티’에서 테마별 전시와 패션쇼, 만찬 등을 즐길 수 있다.아울러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명품백화점 ‘버그도프굿맨’과 체결한 협약에 따라 갤러리아 명품관 VIP는 버그도프굿맨에서도 똑같이 VIP 서비스와 혜택을 누릴 수 있다.현대백화점은 일찌감치 2000년부터 해마다 우수고객들을 대상으로 ‘열차(버스)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7000여명의 고객이 전국의 명소와 문화재를 탐방했다.

박중구 롯데백화점 마케팅팀장은 “VIP 또는 VVIP 마케팅 강화는 세계적 추세”라며 “2015년에도 고객 수요를 반영한 문화 마케팅 뿐 아니라 금융 등 다른 부분과 연계한 VIP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