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세 인상, 세수펑크 얼마나 메울까

연간 최대 5조원 가량 추가 세수 확보

2016-01-05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올해부터 담뱃값이 일괄적으로 2000원 이상 인상돼 연간 최대 5조원 가량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면서 모자란 세수분을 서민들에게 거둬들인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일고 있다.

5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2500원 기준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과 부담금은 지난해까지 1550원이던 것을 올해 들어 각종 항목별 세금을 인상하고 개별소비세를 신설해 총 3318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로 인해 담뱃값에서 세금과 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62%에서 올해 73.7%로 증가했다.하루 한 갑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 기준으로 지난해 낸 세금은 56만5750원에 이른다. 올해에도 같은 흡연량을 유지하면 낼 세금은 121만1070원으로 2배 이상 급증한다.정부는 세금과 부담금 인상으로 담배 소비량이 34% 줄지만 총 세수는 2조78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신설된 개별소비세가 1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국민건강부담금 역시 87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하지만 국회예산처는 담뱃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격 탄력성이 낮아 소비량은 2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추가적인 세수는 5조456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정부는 이번 담뱃값 인상의 명분으로 국민 건강 증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면에는 부족한 세수 보충으로 보인다.조세재정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의 금연 효과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담뱃값이 8000원 이상이 돼야 하고, 세수 효과가 가장 극대화되는 담뱃값은 4500원으로 나타났다. 이때문에 담뱃값을 2000원만 올린 정부의 의도는 표면적으로 국민건강증진을 내세우면서 안으로는 세수확대를 도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2012년 2조8000억원을 기록한 세수결손은 2013년 8조5000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에는 13조원의 세수 결손이 예상된다. 또한 예산정책처가 올해 세수펑크 규모 역시 당초 예상치인 3조4000억원보다 클 것으로 전망해 2012년부터 4년간 누적 결손액은 최소 27조~28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한국납세자연맹은 “담뱃세 인상으로 인한 서민 증세가 정부 추산 2조8000억원에 이르는데, 내년 담뱃값 세수는 10조원 정도로 2012년 거둔 재산세 9조6000억원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연맹은 “가난한 일반 국민의 담뱃세를 올려 공무원 연금 적자를 메우면 거의 들어맞는 수치”라며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자 약 1000만명의 ‘비소비지출’이 늘어나 서민소비는 감소하고, 물가상승으로 빈부격차가 심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