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포문 연 제약업계, 신약 개발에 온 힘 쏟다

국내시장 한계 느낀 제약사들 R&D 투자 비중 확대

2015-01-05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지난달 유한양행이 1조원 매출을 돌파함으로써 국내 제약업계는 신약 연구개발과 글로벌진출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전망이다.

지난해 제약업계는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리베이트 투아웃제와 쌍벌제로 인해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그런 위기 속에서 지난달 19일 유한양행이 업계 최초로 1억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제약 선진화 기틀을 마련했다.

유한양행의 1조원 매출 달성은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 모태를 이룩한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국내 제약사가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 아직 세계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은 연구개발(R&D)에 투자 비중을 확대하며 본연 사업인 신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시장의 한계를 깨닫고 신약개발만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투자금액 면에서는 국내 제약회사 중 최대 규모인 1056억원을 연구개발비에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십자(624억)와 LG생명과학(557억), 동아ST(463억)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3분기, 역대 분기 사상 최대 규모인 401억원을 신약개발에 투자했다. 현재 한미약품은 차세대 당뇨신약 개발 프로그램인 ‘퀸텀 프로젝트’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기존 당뇨병 환자들이 인슐린제 투여를 위해 매일 주사해야하는 불편함을 최대한 줄여 주 1회 혹은 월 1회 주입이 가능하다.

퀀텀 프로젝트의 대표적 파이프라인 ‘LAPS CA-Exendin4’는 현재 미국, 유럽 등 9개국에서 후기 2상 임상시험 중이며 세계 최초 주 1회 인슐린으로 개발 중인 ‘LAPS 인슐린(Insulin)115’에 대한 1상 임상시험도 미국에서 곧 실시할 계획이다. 또 비소세포폐암 타깃 3세대 표적항암제도 개발하고 있다.

유한양행과 함께 1조원 클럽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녹십자도 연구개발에 열을 올리며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화학성분을 합성해서 만든 의약품에 비해 독성이 낮아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난치병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십자는 현재 IVIG SN(면역결핍), 헌터라제(헌터증후군), 뉴라펙(호중구감소증), 헤파빅진(B형 간염 항체치료제), GC1118(대장암) 등 5개 바이오의약품 프로젝트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LG생명과학은 전체 매출액의 20%가량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할 정도로 연구개발에 열의를 가지고 있는 제약사 중 하나다. 이 회사는 2012년 말 당뇨병 혈당조절제인 ‘제미글로정’을 출시해 74억원의 생산액을 기록한 바 있다.

동아ST가 11년 동안 공을 들여 개발한 슈퍼항생제인 ‘시벡스트로’(성분명:테디졸리드)는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경구제와 주사제형인 IV를 출시했다. 더불어 올해는 시벡스트로의 유럽 허가가 예상돼 출시 국가 확대에 따른 매출액 상승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