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조용한 행보’ 박차

‘시진핑 개혁모델’ 中국영 시틱그룹 사외이사 선임
제주 영세식당 재기 지원으로 새해 첫 공식 행보

2016-01-11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 이부진(사진) 호텔신라 사장이 연초부터 조용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해 12월19일자로 중국 국영기업인 시틱그룹(中信·CITIC)의 사외이사로 등재됐다.시틱그룹은 1979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정책에 따라 설립된 국유 투자기업으로, 증권·은행 등 금융사업과 건설·에너지 분야에서 44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자산 750조원인 이 기업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개혁모델’로도 꼽히고 있다.이 사장은 사외이사 활동으로 연간 약 4970만원(35만 홍콩달러)의 보수를 받게 될 예정이다.시틱그룹이 이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우선 그동안 중국 정·재계 인사들과 꾸준히 교분을 맺어온 이 사장의 행보가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로 지난해 5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방한해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개최한 중국 우호인사들과의 만남에 참석한 바 있으며, 같은 해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빈 방한했을 때에도 숙소인 호텔신라 CEO로서 예우 등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호텔신라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바 있다.이와 함께 시틱그룹이 삼성의 가치를 높이 평가, 사업 파트너로서의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여행서비스 등 관광업도 영위 중인 시틱그룹 측이 이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은 관광·부동산 등 관련 업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이 사장은 현재 호텔신라 사장과 제일모직 경영전략담당 사장, 삼성물산 상사부문 고문을 겸하고 있다.이 사장의 향후 사외이사로서의 역할은 장기적인 중국 사업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이 사장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11월 마카오 국제공항 면세점을 잇따라 개점하는 등 중국계 고객을 타깃으로 한 해외 사업에 주력하기 시작, 호텔신라는 면세점 매출 의존도를 줄여 나가기 위해 중국 등 해외 비즈니스 호텔 사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데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올해 첫 공식 행보로 ‘제주도 동네 식당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호텔신라는 지난 8일 이 사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맛있는 제주 만들기’ 8호점인 제주시 이도동 ‘봄솔식당’의 재개장식을 열었다.호텔신라가 제주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맛있는 제주 만들기’ 프로젝트는 지난해 2월부터 폐업 위기에 놓인 제주도 내 식당을 골라 조리법과 손님 응대법, 주방 설비 개선, 메뉴 구성 등을 도와주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이다.이 사장은 이날 자리에서 “역경을 딛고 일어나 밝고 희망차게 식당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앞으로 지원 대상을 계속 늘려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