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 행보 박차
정규직, 금융위기 전보다 1만여명 늘어
2016-01-1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은행권의 꾸준한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 행보에 따라 은행권 정규직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만여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12일 금융권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9월 말 9만8396명이었던 은행권 직원수는 지난해 9월 말 11만5936명으로 17.8%, 1만7540명 늘었다.같은 기간에 은행권의 지점 수는 6871개에서 6983개로 거의 늘지 않았다.그럼에도 은행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그 동안 은행원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각 은행의 무기계약직이 속속 정규직으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지점 창구 직원과 단순 사무직이 주를 이루는 무기계약직은 정년과 복지는 정규직과 차이가 별로 없었지만, 호봉과 승진에서 차이가 컸다. 이를 정규직으로 전환함으로써 호봉과 승진에서 차별을 줄인 것이다.우리은행은 2007년에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3076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데 이어, 2013년 다시 443명을 전환해 정규직 전환 인원이 3519명에 달한다.신한은행은 2013년 838명의 계약직 창구 직원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며, 국민은행은 지난해 4100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이동시켰다.기업은행은 매년 120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2008년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이 700명에 달하며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외환은행 노사는 2000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이동시키기로 합의했으며, 하나은행도 1400명의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농협은행도 지난해 50명을 전환하는 등 매년 무기계약직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이들 은행의 정규직 전환 인원을 모두 합치면 1만3000명에 이른다.이에 금융노조 측은 비정규직이 갈수록 늘어나는 현실에서 은행권이 앞장서서 정규직 전환을 이뤄낸 것은 고용의 질을 높인 대단한 성과라는 입장이다.반면, 은행 경영진들은 인건비 부담에 따른 압박을 호소하고 있다.실제 신한은행은 정규직 전환자의 올해 임금 인상률을 4%로 기존 정규직(2%)보다 더 높게 책정했다. 이어 상반기 중 노사가 정규직 전환자의 추가적인 처우 개선을 논의키로 했다. 기업은행 무기계약직의 임금 인상률도 2.4%로 정규직(1.7%)보다 높다.국민은행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정규직 전환자의 무기계약직 시절 경력 인정기간을 늘려 연봉을 실질적으로 올렸다. 우리은행 노조도 정규직 전환자의 처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