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도 팔고 산다…탄소배출권 거래시장 개장

전문가들 "초기에는 부진해도 2018년부터 영향력 커질 것"

2015-01-12     곽호성 기자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인 온실가스(탄소)배출권이 거래되는 시장이 12일 탄생했다.이날 오전 부산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오전 10시부터 개시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에서 배출권은 시가 7860원, 고가 8640원, 저가 7860원, 종가 8640원으로 거래됐으며 거래량은 1190톤, 거래대금은 974만원을 나타냈다.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한 해 동안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활동을 하고 배출한 것을 정부에 제출하면 내년 4월 정도에 총 배출량이 확정이 된다"며 "내년 4월이 되면 업체 중 누가 배출권이 필요한지 명확해지기 때문에 내년 4월부터 거래가 활기를 띌 것"이라고 전망했다.업계에서도 시장 개장 초기에는 홍보도 부족하고 관심도도 낮아 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탄소배출권 거래제는 1차 계획기간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이고 2020년까지 세 차례 시행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1차 계획에 따른 거래는 3년에 걸쳐 의무를 지켜야 하고 세부지침 사항 미정으로 인해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올해 거래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며 "1차 제도는 연내에만 감축량을 충족하면 되고 2016년과 2017년으로 이월이 가능해 실제 시행되더라도 거래는 매우 제한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다만 그는 "한국이 세계 탄소배출 7위 국가이며 포스트 교토의정서하의 의무감축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차 계획이 시작되는 2018년부터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이 개설됨변서 효율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녹색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온실가스 감축에 한국이 선도적으로 나섬으로써 글로벌 탄소시장 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온실가스 감축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시장에는 초기에는 일반 개인투자자 참여는 불가능하고 기업들만 거래할 수 있다.거래는 오전 10∼12시까지 진행되며 현재 502개 기업이 배출권을 거래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525개 기업이 할당대상업체인데 아직 거래소 참여회원사는 502개"라고 말했다.탄소배출권 거래는 정부 허용량에 비해 온실가스를 적게 내놓은 기업이 남는 허용량을 매각하고 허용량을 초과한 기업은 그만큼 배출권을 구입하는 형식이다. 매매체결은 낮은 매도 가격 우선, 시간상 선 주문 우선의 원칙 아래 진행되고 가격은 1KAU(온실가스1t) 당 1만원으로 시작된다. 가격은 상·하한가(±10%) 폭 안에서 움직이고 매일 주식처럼 변동된다.거래 수수료는 매매가격의 0.1%이며 먼저 100% 증거금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시행 초기이고 기업 대 기업 간 거래만 진행되기 때문에 당사자 간 '협의매매'도 가능하다. 주문 프로그램 내 게시판에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원하는 가격과 수량을 공지할 수 있으며 거래를 희망하는 업체는 상대방의 연락처를 한국거래소에 확인해 협의매매 신청을 할 수 있다.한편 탄소배출 저감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저감과 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있는 휴켐스와 후성을 직접 수혜주로 보고 있다. 또한 폐목재 활용 온실가스 감축사업 등록 인증업체인 한솔홈데코, 바이오매스(생물체를 열분해 혹은 발효시켜 연료로 만드는 기술)등의 기술을 가진 신재생에너지 전문업체 에코에너지, 풍력발전설비 제조업체 씨에스윈드, 태양광 발전 전문업체 에스에너지 등도 중장기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