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하나-외환 통합에 ‘최후통첩’...노조 반발
하나금융 “이달 말 승인절차 강행 여부 ‘불확실’”
2016-01-1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문제를 놓고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에 ‘최후통첩’을 내린 가운데 금융당국과 통합주체들의 기싸움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일각에서는 신 위원장이 변화된 입장을 밝힘에 따라 하나금융 단독으로 통합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향방 역시 이번 주 중 분수령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12일 신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7월 이후 지금까지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의 협상을 지켜봤으나 진전이 없었다”며 노사합의 없는 통합신청 처리가능을 열어뒀다.그는 또 “두 은행의 통합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양측이 회사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신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금융당국이 지금껏 일관되게 밝혀온 공식 입장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신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약속은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며, 당연히 노조와의 합의를 전제로 (통합이) 추진돼야 한다”고 했고 10월 국정감사에서는 “금융위는 (5년 독립경영 보장 내용을 담은) 2·17 합의서는 지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한 바 있다.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신 위원장의 입장 변화를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의 통합신청-승인 등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음을 강력 시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이에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경색되어 있는 통합 관련 대화를 복원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김권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하나금융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한 상황이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논의의 장에 나서기로 결정했다”며 “지주도 협상에 진정성 있게 나서고, 금융위도 양측 대화가 원만하게 도출될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노조측에 따르면 당초 하나금융은 노조에 대화기구를 발족하고 합의에 나설 경우 지난해 중으로 정규직 전환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현재 비용문제와 형평성 등을 이유로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상태다.노조 측은 “2013년 10월 29일 이미 하나금융 측과 2014년 1월까지 무기계약직원 정규직 6급 전환과 관련한 노사 합의를 마쳤으나, 사측이 해당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지난해 12월 5일 외환은행 경영진은 ‘대화기구 발족 합의문’이 합의되면, 연내 정규직 전환을 시행하겠다고 말해 이에 따라 같은달 23일 ‘대화기구 발족 합의문’ 내용을 구두합의 했으나, 하나 금융 측에서 결국 정규직 전환 합의이행을 거부하며 버티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통합을 위해 하나금융 측이 지키지도 않을 약속을 내세워 노조와 무기계약직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것이다.노조는 “사실상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차별적 처우를 받는다는 박탈감과 소외감이 큰 무기계약직을 완전히 정규직화 하는 것은 내부적으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약속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이 와중 하나금융 측은 통합 승인절차를 강행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금융당국과 노조의 팽팽한 대립 가운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지속하고 있다.하나금융은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29일 개최될 예정인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확정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이 공시한 합병기일인 3월 1일을 맞추기 위해서는 주총 의결을 거쳐야 한다.의결이 완료되면 하나금융은 즉시 금융당국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승인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하나금융은 이달 말 양행 통합 승인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할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여전히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하나금융 관계자는 “당초 공시한 합병 기일이 3월 1일이면, 이달 말 합병 승인을 받아야 일정이 맞아 떨어진다는 ‘스케줄 분석’에 따라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만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